삼성 '정공법'·SK '감산'···반도체 부진 속 엇갈린 행보
삼성 '정공법'·SK '감산'···반도체 부진 속 엇갈린 행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 "인위적 감산 없다", SK하이닉스 "생산·투자 조정"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대 한국 수출 무역 규제 강화 조치 등으로 하반기 반도체 시장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 사의 각기 다른 대응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지', SK하이닉스는 '감산'을 택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하락 국면 지속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양 사는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서로 다른 계획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반도체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900억원,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8.8%, 70.7%씩 감소한 수치다. 앞서 지난달 25일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의 매출은 6조4522억원, 영업이익은 637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89% 줄었다. 

이 같은 반도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감산을 고려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생산라인은 수요 변동 사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인위적 웨이퍼 투입 감소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원재료로, 웨이퍼 투입 감소는 반도체 생산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이는 하반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불확싱성이 존재하지만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수요 진작효과가 기대된다"며 "낸드는 고객들의 가격 저점 인식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응용처의 고용량화로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D램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고객사 재고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D램 1y나노 공정 전환과 연내 6세대 V낸드 양산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메모리 불황 이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여부'를 주목해왔다. 반도체 업체들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할 경우, 공급량을 인위적으로 줄여 가격 반등을 노리는 방법을 종종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감산은 없다'고 밝힌 삼성전자와는 달리 SK하이닉스는 시장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감산 카드'를 꺼냈다. SK하이닉스는 생산과 투자를 조정한다고 밝혔다. 당장 올 4분기부터 D램 생산능력(CAPA, 캐파)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 축소한다. 경기도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 라인 일부를 CMOS 이미지센서(CIS)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청주 M15 낸드 공장의 추가 클린룸 공사도 늦추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24% 하락했다"며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양 사 모두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데는 입장을 같이 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조치는 소재에 대한 수출금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허가 절차에 따른 부담과 여러 진행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서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진과 관련 부서가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고객들의 수요가 기대보다 늘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 무역 규제와 관련해서는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