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디커플링 심화되는 韓증시···저점 구간 vs 추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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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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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글로벌 주식 시장은 선진국 위주로 순풍을 타고 있는 반면 한국 증시는 지난 29일 '블랙먼데이'에 이어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의 순항과 달리 국내 증시는 하락을 이어가면서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와 함께 과연 현재 구간이 이른바 '바닦'에 속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미국 증시에서는 나스닥과 S&P500이 지난주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하고, 현지시간 29일 소폭 조정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순풍에 이어 29일도 0.11% 상승했다. 미 증시는 예상보다 호전된 경기지표 및 기업 실적 호조는 물론, 이에 더해 '보험적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랠리'를 펼치고 있다.

미 증시는 작년에는 경제성장, 물가, 주가가 적절한 발란스를 이루는 '골디락스(goldilocks)' 국면이었다. 이번 미 증시 신고가를 두고는 '골디락스의 꽃'이라는 수식어마저 붙고 있다. 

특히 IT업종이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IT 업종에 대해 투자의견을 긍정적으로 내놨고, 모건스탠리는 애플에 대해, 도이치뱅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미국 IT 기업에 대한 증시에서의 기대감은 한층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중국은 강보합세를 보이는 수준을 뛰어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오늘부터 31일까지 양일간 상하이에서 미중무역 고위급 협상이 개최되지만 협상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작용하지 않는 모양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의 구조개혁과 미국의 관세철폐로 이어지는 '빅딜'에 대한 기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보다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풀어주고 중국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는 '스몰딜' 수준의 협상을 통해 추후 다시 한번 미중무역 구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보는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독일 증시(DAX30)는 지난주 1.3% 상승한 이후 현지시간 29일 0.02% 하락하며 소폭 조정을 받았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증시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및 양적완화(QE)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확실한 금리인하 시그널을 준 것은 아니지만 ECB는 2020년 상반기까지 지금보다 낮거나 동일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가이드를 확실하게 제시한 상태다.

이에 더해 이달 24일 7월 독일 제조업 PMI가 43.1로 발표되면서 강력한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더 높아졌다.

7월 독일 제조업 PMI는 남유럽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선언)가 난 지난 2012년 저점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유로존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의 필요성은 더 높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유로존에서 강력한 QE가 있을 것이라고 시장은 기대한다"며 "이와 같은 이유로 글로벌 주요시장 전반이 상승했고, 선진국 증시가 상승하면서도 섹터별로 차별화를 이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답답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같은 방향을 향한 속도의 차이도 아닌 오히려 역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중소형주의 매물이 출회되며 29일 4%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한국 시장은 탈동조화 이른바 '디커플링'이 심화되면서 지난주 뿐 아니라 7월 한달 및 올들어 7월까지의 전체 흐름을 놓고 봐도 글로벌 주요국 대비 가장 약한 시장이 됐다는 평가다.

주가가 하락하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달 25일부터 반대매매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이달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결정 뿐 아니라 1분기 다소 개선된 성장률 발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을 위주로 한국 증시는 급격히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는 바이오주를 넘어서 업종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가 많은데다가 대주주가 대규모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곳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대량의 반대매매 물량이 앞으로도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높아진다.

다만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의 현재 구간을 저점으로 판단하며 매수에 가세중이다. 한국 증시가 과연 저점인지를 놓고 판단하는데 있어 가장 대표적인 지표가 OECD가 발표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다. 한국의 OECD 경기선행 지수는 24개월째 하락세로, 이는 발표 대상국 가운데 가장 긴 기간에 속한다. OECD경기선행지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19개월 정도 하락한 게 최장이었다. 이에 따라 24개월 연속 하락세인 한국에 대해 경기침체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만일 지금이 저점이 아니라면 더 큰 위기를 예상해야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투자 기관은 많지 않다"며 "반도체 산업의 3분기 저점 통과 후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도 강하게 작용중"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이와 같은 전망을 기반으로 외국인들은 인덱스 자금 위주로 한국시장에서 매수에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액티브형 자금이 들어와서 종목을 움직이는게 아닌, 전반적으로 코스피200, 인덱스 등 지수 관련 종목들이 움직이는 상황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 배팅할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당장 지수를 흔드는 것은 심각한 수준의 대차거래, 이른바 공매도다. 경기침체 우려 및 반도체 위주의 IT 업종을 제외하면 당장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한국 증시에서는 파생상품과 알고리즘 매매가 활성화 돼 있다. 즉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충족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을 매물 압박에 시달리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7월 한달간 국내 증시는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가운데 하락하는 양상이다. 거래가 실리면서 하락하는게 아닌, 거래량이 줄면서 하락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금리 인하는 그들 국가내의 자산에 대한 효과 수준에 제한되는 반면 한국은 미중 무역협상, 한일 무역 마찰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결국 미국 금리 인하, 유럽의 양적완화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보다는 무역협상과 연계한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높다.

이달 30일~31일 양일간 개최되는 7월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공개시장위원회) 역시 미국 시장에 이미 선반영 됐다고 봐야 한다. 기존부터 예상되온 0.25%P 수준의 금리인하로는 추가적인 증시 상승을 견인할 힘이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FOMC 금리 결정 이후의 가이던스가 더욱 중요해졌다. 가이던스를 통해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몇차례 더 인하할 것이냐에 시장의 관심은 집중돼 있다. 다만 0.25% 금리 인하 발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추가 금리 인하조치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재료 소멸에 따른 미 증시의 하락 반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대내외 환경속에 국내 증시는 코스피 기준 2000선을 지지선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미중 무역협상이 '스몰딜'에 그치고, 일본과의 무역 마찰이 장기화 되는 등 앞으로 지수를 견일할만한 특별한 재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가 불안한 이유는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조정, 기업 실적에 대한 부담, 한일 무역 분쟁 등 대내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코스피가 2000선을 내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비관적 전망속에서도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하회하게 되더라도 저점 확인후 짧은 기간내 다시 복원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다수 증권사들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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