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상반기 '역대급' 실적···은행 수익성은 하락
4대 금융그룹, 상반기 '역대급' 실적···은행 수익성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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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대출 위주 영업으로 이자수익 14.7조 '최대'
은행, 대출 규제·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상반기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최대 계열사인 은행들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모두 하락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한 1조9144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당기순이익이 각각 4.1%, 7.5% 줄어든 1조8368억원, 1조2045억원이었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기준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다.

KB금융은 지난해 은행 명동 사옥 매각 이익(세후 약 830억원)의 요인이 있었고,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임금피크 특별퇴직비용(1260억원)이 발생했다.

지난 1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도 상반기 1조1790억원을 올려 예전 우리금융의 순이익과 비교하면 충당금 등 특수요인을 제외한 결상 기준으로는 사상최대 실적이었다.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대 수익을 올린 건 은행 담보대출 위주의 이자수익 덕분이다.

이자이익은 올해 상반기에도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각각 3조9041억원, 4조549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 4.8% 늘었다. 우리금융은 2조9309억원,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5.3% 많은 2조8866억원이었다.

4개 금융그룹이 상반기 거둔 이자이익은 총 14조2700억여원이나 된다. 그룹별로 전체 영업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0~80%에 이른다.

하지만 최대 계열사인 은행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신한은행의 경우 1분기 1.61%에서 2분기 1.58%로 0.03%p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71%에서 1.70%로, 우리은행은 1.52%에서 1.49%, 하나은행은 1.55%에서 1.54%로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더라도 1년 새 신한은행은 0.05%p, 국민은행 0.01%p,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03%p씩 떨어졌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준다.

은행 수익성 하락은 가계대출 규제와 시장금리 하락 영향이 컸다.

정부는 부동산대출을 규제해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를 15%p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p 내리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을 줄이거나 예금을 늘려야 한다. 대출을 줄이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예금을 늘리는데 이는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업대출을 늘리고 싶어도 경기가 좋지 않아 한계가 있다.

또 계속 이어지는 경기침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완화 기조로 돌아섰고,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의 수신·대출금리가 모두 떨어져 이자수익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올해와 내년 저성장·저수익 국면을 예상하고, 여신규모 확대보다는 위험관리에 전략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승열 하나금융 CFO는 26일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대출 저우량 자산을 우량자산으로 교체하는 전략을 추진해 자산 성장을 상반기보다 떨어뜨릴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4% 이상 원화대출이 성장했지만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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