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으로 격변한 日···LCC '新 노선' 고개 돌려
'레드오션'으로 격변한 日···LCC '新 노선' 고개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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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블루오션'으로 불렸던 일본 노선이 항공사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레드오션'으로 격변됐다. 지나친 공급으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슬롯(Slot) 부족에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까지 치달았기 때문이다. (시계방향순서)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사진=각 사)
한때 '블루오션'으로 불렸던 일본 노선이 항공사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레드오션'으로 격변됐다. (시계방향순서)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한때 '블루오션'으로 불렸던 일본 노선이 항공사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레드오션'으로 격변됐다. 지나친 공급으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슬롯(Slot) 부족에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까지 치달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일본 경제 보복에 따른 불매운동 확산까지 겹쳐 결국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잇따라 일부 일본 노선에 대한 감편·운항 중단을 앞다퉈 시작했다. 이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규 노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LCC들은 성수기가 끝나갈 시점인 8월 중순부터 줄줄이 일본 노선을 감편, 운항 중단에 들어간다.

먼저 티웨이항공은 일본의 구마모토·오이타·사가 등 3개 현을 오가는 일부 정기편의 운휴를 결정했다. 이르면 다음달 12일부터 김해-오이타 노선이, 대구-구마모토와 김해-사가를 연결하는 정기편은 각각 9월 2일·17일부터 운항이 중단될 예정이다. 이 노선들은 모두 지난해 11월~12월 취항해 주 3~4회 왕복하던 노선들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올해 초부터 항공업은 경기 침체를 겪었다"며 "타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로 일본 노선 뿐 아니라 일부 지방발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은 아니고 이전부터 고려해오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9월 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을 매일 2회에서 1회로 감편하고, 대구-기타규슈 노선도 매일 1회 운항에서 주 3회로 줄인다. 대구-도쿄 노선은 운항을 아예 중단키로 했다. 이스타항공도 이달부터 주 3회 운항하던 김해-삿포로, 주 4회 운항하던 김해-오사카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지 않기로 했다. 진에어도 10월 동계시즌부터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매일 4회에서 매일 3회로 줄인다.

제주항공, 에어서울도 일본 노선을 포함한 타 지방발 노선을 대상으로 재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나친 공급과잉으로 항공 시장이 저가 경쟁을 하다 결국 모두 죽어가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이라며 "때마침 일본 불매운동까지 확산돼 여행객마저 감소하다보니 노선 정리에 들어가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간 LCC들은 타 여행지에 비해 비행 거리도 짧고 관광지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취항에 있어서도 자유로운 일본 노선에 의존해왔다. 국내 LCC들의 취항 노선 가운데 일본 노선의 비중은 최소 31%~최대 66%까지 차지한다. 이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 노선을 바탕으로 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도쿄나 오사카 이외에도 시즈오카,기타규슈 등 소도시에도 적극적으로 취항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부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공급과잉과 과당경쟁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을 향한 불매운동이 확산돼 수익성마저 악화된 것. 결국 일본은 조정 대상 1순위로 오르게 됐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주관하는 에어포털이 발표한 '2019년 항공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의 김해공항을 이용한 일본행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당장으론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변화가 크게 없으나 장기화가 된다면 특히 9월~10월부터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며 "성수기가 지난 시점으로 일본 뿐 아니라 지방발 노선에 대한 감축, 운항 중단을 실시하고 국토교통부로부터 배분받은 운수권 등 신규 노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CC들은 일본 노선 대신 지난 5월 국토부로부터 배분받은 중국 운수권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지난 12일부터 인천-상하이 노선을 신규 취항해 운항을 시작했다. 운임은 대형항공사(FSC) 대비 최대 40% 저렴한 가격으로 내놨다. 에어부산도 김해-장자제,옌지 노선을 증편해 운항하고 연내 인천발 중국 일부 노선을 취항키로 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또한 3분기를 목표로 중국 노선의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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