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해결사'로 나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환경문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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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지난 9일 당진제철소에서 진행된 '소결 배가스 청정설비 개선현황 설명회'에서 신규 가동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지난 9일 당진제철소에서 진행된 '소결 배가스 청정설비 개선현황 설명회'에서 신규 가동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34년간 몸담았던 포스코를 떠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취임 4개월째를 맞으면서 '정통 포스코맨'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불거진 대기오염물질 배출 논란 대응을 위해 직접 간담회를 열고 의혹 해명에 나서면서 난관을 정면 돌파하는 모습이다. 

올해 2월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제철 생산·기술 부문 담당 사장 직책을 신설하고 안 사장을 영입했다. 안 사장은 1984년 포스코에 입사해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하며 제철 설비 및 생산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제철이 포스코 출신 사장급 인사를 처음 영입했다는 점과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단독 대표이사로 선출됐다는 점 등으로 안 사장은 업계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당초 기술유출 우려를 비롯해 안 사장의 이직에 대한 논란은 적지 않았다. 이같은 우려와 함께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의장직까지 겸하게 되면서 신임 사장이 짊어져야 할 책임은 배로 불어났다. 최근 환경오염 논란에 휩싸이면서 연일 악재가 이어졌지만 안 사장은 설비교체와 여론과의 소통으로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제철은 시민·환경단체로부터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저감장치를 수년째 가동했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았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90% 이상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소결공정에서 배출된다. 철광석과 석탄, 석회석 등의 원료들이 굳는 과정에서 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인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이 발생한다.

문제가 됐던 당진제철소 기존 설비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4년. 소결로 1~2기 흡착탑 내부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허용치 이상의 오염물질이 외부로 배출됐다. 지난 9일 당진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 사장은 "기존 기술로 해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문제점을 인지하고 보수공사를 실시했지만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고,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기존 설비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신규 설비인 '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SGTS)'는 지난 5월 28일 1소결을 시작으로 지난달 13일 2소결이 가동되면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이 140~160ppm 수준에서 모두 30~40ppm 수준으로 줄었다. SGTS는 전기집진기와 백필터 이용 후 3차로 오산화바나듐 촉매를 활용해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고, 중탄산나트륨을 투입해 황산화물을 제거한다. 

신규 설비 가동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20년 충청남도 배출허용 기준 대비 4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3소결 설비 완공 이후인 2021년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지난해(2만3292t)의 절반 이하인 1만t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 사장은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2017년 4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으며 올해 1·2소결 공사를 마무리했다"면서 "당진제철소는 출범부터 친환경 제철소를 표방하고 운영해왔지만 최근 각종 환경 문제에 회사가 거론되면서 지역사회와 주민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은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8일부터 2주 동안 지역주민과 지자체, 환경단체 등을 제철소로 초청해 설비 개선사항을 검증받고 있다. 

안 사장은 고로 조업 정지 위기에서도 회사를 구해냄으로써 리더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9일 현대제철이 충청남도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충남도가 당진공장에 내린 10일 조업정치 처분에 제동이 걸리면서 일단은 위기를 넘겼다는 평가다. 본안 행정심판은 향후 3∼6개월 뒤에 열힌다. 

한편 안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노동조합과 임금과 단체협약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이 3차례나 교섭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노조는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안 사장이 이 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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