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차보다 사람 중심"···서울형 자전거 하이웨이 구축 선언
박원순 "차보다 사람 중심"···서울형 자전거 하이웨이 구축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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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런던처럼 혁신적 공간 활용해 CRT 만들고 '면 단위 차 없는 거리' 확대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2시(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클로비아(Ciclovia)를 찾아 시민들과 자전거를 타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2시(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클로비아(Ciclovia)를 찾아 시민들과 자전거를 타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람 중심 자전거 혁명'을 선언했다. 15일 서울시는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 시장이 14일 오후 2시(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클로비아(Ciclovia)를 찾아 서울을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자전거 하이웨이'(Cycle Rapid Transportation·CRT)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클로비아는 1982년부터 매주 일요일(국경일 포함)마다 보고타 주요 간선도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차 없는 거리 행사다. 시클로비아는 '자전거 길'(ciclo(cycle)+via)이란 뜻의 스페인어다. 보고타시 북부 5개, 중부 6개, 남부 5개 노선 총 120㎞ 도로가 7시간 동안 보행자와 자전거·롤러스케이트·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에게 개방된다. 현재 미국, 캐나다, 중남미 주요 도시에서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보행친화도시' 카드를 내밀었다. 보행과 자전거를 먼저 고려한 뒤, 친환경‧미래형 교통수단과 노상주차장, 가로공원 등을 꾸미고 나머지 공간을 차도에 할애한다는 내용이다.

보행친화도시의 핵심은 자전거 하이웨이 구축. 항구 위에 만든 코펜하겐의 자전거 고가도로 '사이클 스네이크'(Cycle Snake), 지상의 역사 위 공간을 활용해 건설 예정인 런던의 '스카이 사이클'(Sky Cycle)처럼 서울형 자전거 간선망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자전거 하이웨이와 기존 자전거 도로의 차이점은 보행자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별도 전용도로란 것이다. 서울시는 지상구조물이나 도로 상부를 활용한 캐노피형 CRT나 튜브형 CRT, 도심 속 녹지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 그린카펫 CRT 등을 꼽았다. 

서울시의 자전거하이웨이(CRT) 개념도. (자료원=서울시)
서울시의 자전거하이웨이(CRT) 개념도. (자료원=서울시)

차로 높이였던 가로변 자전거 도로는 보도 높이로 만든다. 차로와 물리적으로 분리해 안전한 공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한강교량을 활용한 자전거 도로망과 5개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도 조성한다. 

가양대교(서울식물원~하늘공원), 원효대교(여의도공원~용산가족공원), 영동대교(압구정로데오거리~서울숲) 등은 주변 관광자원과 연결해 나들이에 특화된 자전거 도로망을 구축한다. 자전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강다리와 구조물을 개선할 방침이다. 

문정, 마곡, 항동, 위례, 고덕강일 등 5곳에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를 꾸민다. 각종 개발사업과 연계해 총 72㎞에 이르는 자전거도로를 만들고(자전거도로율 40% 이상), 주거지-업무시설-지하철역 간 자전거 이용이 편리하도록 따릉이 대여소도 집중 설치한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3억원을 투입해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4년 만에 누적 대여건수 2235만 건을 돌파한 따릉이는 내년에 서비스를 개선한다. 구릉지 거주 주민을 위해 전기따릉이 1000대를 시범도입하고, 따릉이 수요가 높은 지하철역 주변에 입체형 자전거 보관소를 만들어 대중교통과 연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차 없는 거리도 늘린다. 선(線) 단위 방식에서 면(面) 단위로 확대해 이태원 관광특구나 남대문 전통시장 등을 차 없는 존(ZONE)으로 특화하고, 앞으로 코엑스 주변 등 강남지역까지 넓힌다는 목표다. 잠수교, 광진교 등은 정례적 차 없는 다리로 운영하고, 자치구 운영 차 없는 거리도 신촌 물총축제 등과 연계해 관광명소로 가꿀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8년간 서울시정의 중심에는 줄곧 사람이 있었다.  의식주 못지않게 시민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교통에서도 이동권은 시민의 기본권이라는 원칙 아래 자동차 위주로 설계된 서울의 교통 체계를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사통팔달 CRT를 중심으로 사람 중심 자전거 혁명을 통해 서울을 자전거 천국이자 사람이 편한 도시, 미세먼지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범적인 모델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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