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주말 긴급 사장단 회의···'컨틴전시 플랜' 논의
이재용 부회장, 주말 긴급 사장단 회의···'컨틴전시 플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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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출장 성과 공유···"가전·스마트폰 비상계획도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박 6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 만인 13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비상 경영계획)' 등 광범한 의견들이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TV나 스마트폰에도 유사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비상계획 수립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14일 삼성전자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과 회의를 갖고 최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 출장 성과를 공유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급 현황 및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일본 출장을 통해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고순도 불산 등 3개 소재의 '긴급 물량' 확보에 대한 성과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추가로 확보한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경로를 통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당장 심각한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발 빠른 대응으로 삼성전자가 3개 핵심 소재에 대해 숨통이 다소나마 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장 필요한 핵심 소재를 확보해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확보한 물량이 현지 소재 생산업체들로부터의 직접 수입 형태는 아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관련 일본 정부의 수출 통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일본 소재 생산업체의 해외공장 물량을 우회 수입하거나 다른 조달처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도쿄에 머물면서 현지 업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해당 소재의 우회 조달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히 경영진에게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국한되지 않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주변에선 이 부회장의 경고를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다른 부문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움직임을 감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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