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 규제, 전기차 배터리로 확산될까···"영향 미미할 것"
日 수출 규제, 전기차 배터리로 확산될까···"영향 미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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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핵심 소재 내재화와 공급망 다각화로 문제없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일본 정부의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를 겨냥한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포함한 추가 보복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영향력이 일부 소재에 미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조달하는 대체재의 존재와 공급망 다각화로 실제 규제가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꼽히는 분리막,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에서 일부 소재에 한해 일본 기업의 영향을 받거나 자체 기술 혹은 국내 기업 공급으로 의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관련 원천 기술이 주로 일본에서 연구 개발됐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무시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배터리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의 일본 의존도는 낮다"고 평가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일본에 대한 의존도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배터리 안전성 확보와 직결되는 분리막은 100% 자체 기술로 조달한다. 양극재도 한국 업체와 자체 기술로 조달하고 있으며, 전해액의 경우도 전량 한국내에서 제공받고 있다. 음극재도 대부분 국내산을 사용하며, 일부만 중국 업체가 제공한다. 일본산 소재는 아예 쓰지 않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실제 전기차 배터리로 확대될지도 의문"이라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별도 검토 중인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4대 핵심 소재 가운데 일부는 일본산 소재를 쓰지만 한국과 중국산의 공급률도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공급 이원화 혹은 다변화 정책으로 이미 다양한 곳에서 소재를 공급받고 있다"면서 "통상 제조업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부품·소재 공급업체 다원화를 검토하는데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품질 등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공급 자체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양극재의 경우 일본 니치아와 한국 업체인 엘엔에프, 자체 기술로 조달하고, 음극재는 일본 미쓰비시와 포스코케미칼, 중국 샨샨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분리막은 일본 도레이와 함께 일부는 중국 업체로부터 받고, 자체 강화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예전부터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은 공급처 다변화 노력을 해 왔기 때문에 한국·일본·중국·유럽에 걸쳐 통상 2~3개 업체의 소재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고 언급 한 바 있다. 수출 규제 강화가 현실이 되더라도 공급망 다각화를 구축한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것. 

다만 4대 핵심 소재를 제외한 일부 원료나, 첨가제, 설비 등에 대한 일본 기업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수출 규제가 따른 영향이 클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해액의 원료가 되는 리튬염과전해액 첨가제, 양극재와 음극재를 잘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고품질 바인더, 동박 제조에 쓰이는 설비, 알루미늄 파우치 등이 대표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특정 소재에 대한 규제로 대체품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제조사에 다시 공급을 재개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면서 "배터리에 사용된 소재와 스펙 등을 업체에 제공하고 이에 따라 계약을 맺게 되는데 일부 소재가 변경되면 처음부터 다시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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