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훨훨 나는데 '낙동강 오리알' 진에어···조현민 복귀로 제재 해제 '기대난'
LCC 훨훨 나는데 '낙동강 오리알' 진에어···조현민 복귀로 제재 해제 '기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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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불법 임원등재'·'갑질' 개선사항 가장 중요···조 전무 복귀 '눈엣가시'"
황금 운수권 배분서 철저히 배제···업계 "LCC순위 변동 가능성" 제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기재 도입 및 신규 노선을 대폭 늘리며 나날이 상승세를 기록하는데 반해 진에어만 여전히 '속수무책'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최근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갑자기 복귀하면서 업계에서는 진에어 제재 해제와 관련, 악영향을 상당히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진에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기재 도입 및 신규 노선을 대폭 늘리며 나날이 상승세를 기록하는데 반해 진에어만 여전히 '속수무책'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최근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갑자기 복귀하면서 업계에서는 진에어 제재 해제와 관련, 악영향을 상당히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진에어)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기재 도입 및 신규 노선을 대폭 늘리며 나날이 상승세를 기록하는데 반해 진에어만 여전히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외국인인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을 6년간 등기임원으로 불법 등재해 정부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은 지 11개월 차에 접어든 진에어는 경영 개선을 통해 제재를 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 전 부사장이 최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갑자기 복귀한 것.

이로써 업계에서는 진에어 제재 해제와 관련, 악영향을 상당히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LCC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11일 진에어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양 측은 주간 단위로 만나 해제 조치에 따른 경영개선 이행사항을 꾸준히 논의하는 등 협의를 진행해왔다. 실제로 진에어는 지난 5월 경영형태가 정상화됐다는 관련 서류 제출을 완료했고, 국토부 또한 이를 "긍정적인 입장에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당 언급된 말들과 상황을 종합해보면 협의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당시 업계에서는 연내 진에어가 국토부 제재로부터 해제되면서 타 항공사들과 함께 본격적인 '몸집불리기'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조 전무의 한진칼 깜짝 복귀로 진에어의 연내 제재가 풀린다는 기대는 사실상 물거품이 된 모양새다. 이는 불법 경영은 물론 폭언 등 갑질을 했던 그의 이력이 있기에 정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 관계자는 "지난해 제재조치에 들어갔을 당시부터 언급했던 것이 '불법 임원등재'나 '갑질'에 대해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며 "물론 조 전무가 한진칼로 복귀했으나 또 다시 진에어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에 대한 부분은 정부입장에서 당연히 주의깊게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해 "현재 진에어 측에서 경영개선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고 정부도 검토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면서도 연내 제재가 풀릴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5월 보였던 정부의 모습과는 매우 상반(相反)되는 반응이다.

진에어 노조는 조 전무 복귀 당시부터 "그가 진에어 지분의 60%를 가진 한진칼로 복귀한 것은 틈을 봤다가 진에어를 다시 지배하겠다는 꼼수와 같다"며 "외국인 신분으로 직접 경영하기 어려워지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국토부도 조 전무가 진에어 경영에 다시 눈독 들일 가능성을  두고 해제조치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해 8월 미국 국적소지자인 조 전무를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동안 당시 등기임원으로 불법 등재했다. 항공사업법상 외국인은 국내 항공사의 등기임원에 오를 수 없다.

이에 국토부는 두 차례 청문회를 열어 면허취소 여부를 검토한 결과, 노동자 고용불안과 소비자 불편·소액주주 손실 등을 고려해 면허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단,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제한과 신기재 등록 제한·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 몸집불리기와 관련한 모든 가능성에 제재조치를 취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1년가량 제재조치를 받고 있는 진에어는 국적사들의 눈길을 끌었던 몽골·싱가포르·중국 등 황금노선 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예정했던 신규 항공기 4대 도입 또한 무기한 보류키로 결정하면서 꼼짝 못하는 신세에 처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의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은 2901억원, 영억이익은 5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1%나 줄었다. 경쟁사인 제주항공에 비하면 현저히 실적이 떨어진 상태다. 제주항공은 같은 기간 매출 3913억원, 영업이익 578억원으로 각각 26.8%, 25.1% 증가했다. LCC 막내인 에어서울의 경우 매출이 740억원으로 34.3% 늘었고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350.1% 증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진에어는 2017년 9월 엔진 결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운항한 것이 국토부로부터 적발돼 지난해 7월 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60억원은 항공법 위반으로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최대치다. 진에어는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지난해 10월 국토부를 상대로 행정소송도 제기한 상태고 1심 진행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진에어의 2분기 실적도 그리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경쟁사인 제주항공 뿐 아니라 타 항공사들도 다양한 신규노선과 기재도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데 이대로라면 순위는 당연히 뒤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더해 "동종업계 입장에서 봤을 때 안타깝다. 이제는 제재가 풀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덧붙이기도 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경영문화개선사항은 모두 완료했고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 지에 대해 국토부와 꾸준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제재조치로 인한 1분기 손실도 있었으나 이 시기를 통해 내실을 더 확실하게 다졌다. 제재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해제되길 바라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진에어는 경영문화 개선 이행 사항으로 △사외이사 비중 늘리기 △감사위원회·내무거래위원회·사외이사추천위원회 구성 △'내부비리 신고제도' 도입 등 준법경영 제도 개선 △'수평 조직문화' 인사제도 확립 등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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