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살 때 아니다"···가계 여윳돈 3년만에 최대
"지금 집 살 때 아니다"···가계 여윳돈 3년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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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구입 지출 감소 영향...국내 경제주체 순자금운용 7년만에 최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해 1분기 가계의 여유 자금이 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을 보면 올해 지난해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액은 26조7000억원으로 전분기(11조8000억원) 대비 14조9000억원, 전년 동기(18조2000억원) 대비 8조5000억원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6년 1분기(28조8000억원) 이후 12분기 만에 최대치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35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41조3000억원에서 줄어들었다. 자금조달은 지난해 1분기 23조1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순자금운용액은 가계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이다. 비영리단체는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을 가리킨다.

올 1분기 가계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은 신규 주택투자의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주거용건물 건설투자는 지난해 1분기 26조1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조50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규 주택투자가 줄면서 금융기관 차입금이 큰 폭 축소하며 순자금운용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곳간에 쌓인 자금은 4년 만에 가장 적었다. 올 1분기 정부 부문 순자금 운용 규모는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2015년 1분기 6조9000억원 순자금 조달을 한 이후 가장 낮은 순자금 운용 수준이다. 최근 경기 부진에 대응하고자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외 부문의 순자금 조달은 13조원으로 1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5조3000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이는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기업(비금융법인)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지난해 1분기 13조1000억원에서 올 1분기 15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1분기 기준으로 2011년 1분기(23조7천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기업이 순자금 조달 규모를 늘린 배경은 투자재원 마련보다는 반도체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운영자금 확보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1분기 민간설비투자는 33조4000억원, 민간건설투자는 48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조7000억원, 2조7000억원 감소했다. 

그 결과 국내부문의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13조원으로 1년 전(17조3000억원)과 비교해 상당폭 축소됐다. 1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2년 1분기(5조3000억원)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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