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非이성적 '탐욕'과 가짜 전문가의 '향연'
[기자수첩] 非이성적 '탐욕'과 가짜 전문가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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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어디 돈 될 만한 주식 없나. 남북미 정상들이 만났다고 떠들썩한데 투자해서 수익 낼 수 있는 종목 좀 추천해달라."

최근 참석한 사적 모임에서 유난히 많이 받은 질문이다. 매일 증시를 접하다 보니 괜찮은 종목을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짙게 묻어난다. 그럴 때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주식 투자 프로그램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보여준다. 마이너스(-) 종목으로 한가득한 화면을 본 상대는 더 이상 말이 없다.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나날이 드리우고 증시가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주식 투자로 얻는 수익에 대한 갈망은 커져만 간다. 문제는 주식을 쉽게 보고 막연하게 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여전하다는 데 있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늘고, 잊을 만하면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특정 종목의 주가 향방을 정확히 점칠 수 있는 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신의 영역'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매일같이 경제 상황과 산업·기업별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애널리스트 등 주식 전문가들도 '예상' 내지 '전망'으로 제한하는 데 그칠 뿐, 확신하는 경우는 없다. 

주식 투자의 기본은 해당 기업의 업황,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풍문에 풍문이 더해 만들어진 정보를 좇거나, 기대 심리에 의존한 '묻지마 투자'에 나서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곤 한다. 

이러한 중에 얕은 정보를 내세워 투자자를 기만하는 집단이 활개를 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자칭 증시 전문가들이 확인되지 않은 허황된 소문을 흘리고, 투자자들은 무턱대고 주식을 사들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주식 시장은 몸살을 앓는다. 

금융감독당국이나 유관기관은 시장 질서를 교란한 세력에 대한 강한 철퇴를 내리지만, 효과는 잠시뿐이다. 시장 어둠 속 은밀한 곳에서 무지한 투자자를 노리는 세력이 얼마나 될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투자의 책임은 온전히 본인에게 있다. 스스로의 노력 없이 남의 말만 듣고 나서는 섣부른 투자는 반드시 비극이 초래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돈 될 만한 정보'를 대가 없이 알려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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