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위탁택배 노동자 "죽지 않고 일 할 권리 달라···총파업 물량배달 거부한다"
우체국 위탁택배 노동자 "죽지 않고 일 할 권리 달라···총파업 물량배달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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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4일 오후 2시 광화문 우체국 앞 투쟁
"사측, 총파업 무력화 시키기 위해 위탁노동자에 물량 떠넘기기 강요" 주장
'상생정책'과 '전임자 인정' 협의 안될 시 총파업 참여 '경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체국본부 투쟁방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체국본부 투쟁방침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죽지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 안전이 보장된 일터, 노동자로서 존중받는 사회에 살고 싶은 것뿐입니다. 우체국 집배원들의 총파업 효과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해당 물량을 위탁택배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사측의 강요는 단호히 거부하겠습니다."

전국 우정노동조합이 60년만에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엔 우체국 위탁택배노동자들도 '총파업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위탁택배노동자들은 우체국물류지원단과 계약을 맺고 건당 배달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다.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우정사업본부의 자회사이자 본부의 지침을 시행하는 집행기관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체국본부 투쟁방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물류지원단이 집배원들의 총파업으로 인해 남겨질 물량을 위탁택배노동자들에게 배달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사측이 총파업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노조를 파괴하려는 행위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물류지원단의 '총파업으로 인한 추가물량 배달' 강요를 단칼에 거부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물량만을 소화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전국택배노조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적자를 핑계삼아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위탁택배 노동자들의 배달물량을 철저히 통제해오고 있다. 위탁택배 노동자들은 물량 1개당 1166원으로 계산해 급여를 받고, 집배원들은 월급제로 급여를 받는다.

노조는 "위탁택배 노동자들의 물량을 줄이면 우정사업본부는 연간 10억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다"며 "집배원들은 물량과 관계없이 월급제로 받기 때문에 사측은 예산을 남기고자 집배원들에게 물량을 떠넘겼는데 그것이 과로로 이어졌고 결구 사망사고까지 불러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만 9명의 집배원이 숨졌고, 이에 집배원들은 '총파업'이라는 카드를 내놓은 채 사측에 근로시간 단축과 인력 충원 등 노조와의 정당한 협의를 요구하고 있다. 

9일 예정된 총파업이 진행될 시 우편물 배송 차질 등 타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주장에 의하면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물류지원단이 총파업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부랴부랴 위탁택배 노동자들을 불러 세워 총파업 물량을 배달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는 것.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장(왼쪽)과 이경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비정규특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장(왼쪽)과 이경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비정규특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이날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장은 기자회견 취지발언에서 "이 물량을 배달하면 총파업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며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물류지원단의 노조파괴 작업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투쟁했다.  

더해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을 그저 지켜만 볼 순 없어 살기위해 노조를 만들었는데 협조했단 이유만으로 사측은 '해고'라는 보복조치를 취했다"며 "사측이 노조와의 협상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 열악한 업무환경을 나몰라라하는 무책임한 행동에 너무나 화가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연대규탄발언에 나선 이경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비정규특위 위원장도 "정부는 노동존중사회를 중요한 축으로 늘 얘기해왔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일하다 죽지 않게 해달라는 것,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할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 달라는 것. 이 하나가 그렇게 어렵고 힘든 일인가싶어 너무나 참담하고 슬프다"고 토로했다. 더해 "협의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노조를 파괴하려하는 사측의 행동은 참 치졸하기 짝이없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기존 위탁배달원들에 대한 추가물량 배정을 통해 집배원의 업무 경감과 위탁택배노동자들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상생정책 시행'에 대해서도 요구했다. 노조는 "위탁배달원에게 추가물량을 배정하면 집배원들의 업무가 경감되고 위탁배달원들의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해 합법노조를 인정하고 단체협약에 명시된 '노조 전임자 인정'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만일 우정사업본부가 요구에 응하지 않을 시 위탁택배 노동자들도 전국 우정노조의 총파업에 맞춰 준법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법이 보장하는 모든 투쟁을 진행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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