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덩치 키운' 호반건설···'시평 10위' 진입은 '글쎄', 왜?
[초점] '덩치 키운' 호반건설···'시평 10위' 진입은 '글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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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으로 인한 패널티 가능성↑
비중 큰 주택사업도 '걸림돌'
호반건설 신사옥. (사진=호반건설 홈페이지)
호반건설 신사옥. (사진=호반건설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건설사의 성적표로 불리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발표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해 11월 계열사인 호반과 합병한 호반건설이 상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평가액을 합하면 사실상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지만, 일각에선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도 나온다. 시공능력평가는 최근 3년간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데다 합병으로 인한 페널티(불이익)도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4일 국토교통부(국토부)에 따르면 매년 7월 말 발표되는 시공능력평가(시평)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각 업체의 △건설공사 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를 종합 평가하는 제도다.

8월부터 적용되는데, 발주자는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제한을 할 수 있고, 조달청의 유자격자명부제(등급에 따라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제도), 도급하한제(대형사의 수주를 제한하는 제도) 등의 근거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한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시평액 17조3719억원으로 2위인 현대건설(13조675억원)보다 4조3044억원 앞서있다. 이어 △대림산업(9조3720억원·3위) △대우건설(9조1601억원·4위) △GS건설(7조9259억원·5위) △현대엔지니어링(7조4432억원·6위) △포스코건설(6조9633억원·7위) △롯데건설(5조5305억원·8위) △SK건설(3조9578억원·9위) △HDC현대산업개발(3조4280억원·10위) 등이 차례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이들 건설사의 순위 경쟁만 있을 뿐, 10대 건설사 명단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합병을 마친 호반건설의 10위권 진입 여부다. 호반건설(1조7859억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평 16위에 머물렀지만, 13위인 호반(2조1619억원)을 흡수합병하면서 몸집이 급격히 불어났다. 

두 업체의 시평액을 단순 합산하면 3조9478억원으로, 이는 시평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업계 곳곳에서 '사실상 호반건설이 합병을 통해 10위권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반건설이 10대 건설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경우 사세 확장은 물론이고,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 진출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다만 호반건설의 10위권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높인 '합병'이라는 호재가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평액은 '실적평가액+경영평가액+기술능력평가액±신인도평가액'의 방식으로 산정된다. 이때 합병을 한 업체의 경우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경영평가액'이다.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경영평점×80%'의 산술식이 적용되는데, -3점부터 3점까지인 '경영평점'의 경우 합병 기업은 기본적으로 '1점'이 적용된다. 기존의 업체가 경영상태가 좋은 경우 1점 이상이 될 수 있지만, 기본값은 1점인 셈이다.

호반건설의 공사물량 중 대다수가 주택공사라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비교적 사업분야가 넓은 기존 대형건설사와 달리 호반건설은 주택경기에 민감한 사업 비중이 큰 탓에 평가액 변동성 역시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 내부에서도 이번 시평에서 '톱 10' 건설사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호반건설 한 관계자는 "건설업 수익은 10대 건설사가 90%를 차지하는 실정이어서 중견사가 해외수주 없이는 10위권으로 진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회사에서도 아직 10대 건설사 진입을 기대하기 이르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10대 건설사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선 해외수주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택경기가 좋지 않았음에도 중견사들은 여전히 주택사업의 비중이 크다"며 "주택사업으로 키운 몸집을 바탕으로 사업 폭을 넓힌다면 상위권 다툼도 기대해볼 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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