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계약 취소분 '줍줍' 차단한다지만···"대출규제 완화 필요"
청약계약 취소분 '줍줍' 차단한다지만···"대출규제 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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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재공급 기준 강화' 주택규칙 개정안 입법 예고
"수억원대 집값, 대출없이 현금으로 마련할 서민 없다"
한 신규아파트 견본주택 내부를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수도권 한 신규아파트 견본주택 내부를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앞으로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부정청약 취소물량을 무주택자에게만 공급하도록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와 꽉 막힌 대출로 무주택자에게 청약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부정청약에서 발생하는 계약 취소 물량 재공급 대상 기준을 강화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법 전매 등 부정청약으로 계약이 취소되는 주택의 경우 특별공급은 특별공급 자격이 있는 자에게, 일반공급은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주에게 추첨 방식으로 재공급된다.

이번 규칙개정은 계약취소로 발생하는 물량을 다주택자·현금부자 등의 자본가들이 쓸어담는 '줍줍'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투기과열지구·청약과열지역에서 부적격 사유로 공급계약이 취소된 물량이 20가구 미만일 경우 사업주체가 임의로 추첨·공급해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었다.

때문에 그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유주택자들도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었고, 특별공급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더라도 취소 물량에 당첨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별공급의 자격을 갖추거나,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주만 계약에 참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불법행위로 인한 공급계약 취소 물량을 무주택자, 특별공급대상자들에게 우선 공급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목적이 아닌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우선 공급해 주택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 뿐만 아니라 무주택·실수요 중심으로 청약제도를 꾸준히 개편해왔다. 지난해 12월 추첨제 물량의 75% 이상을 무주택자에 우선 공급하는 개정안을 내놨으며, 지난 5월에는 투기과열지구 내 예비당첨자를 전체 공급 물량의 현행 80%에서 500%까지 확대하는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 중심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잇따라 내놓고 있는 무주택·실수요자 중심의 제도 개편이 서민들의 기회의 폭을 넓혀줄 수 있을 지 모르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분양가는 날로 높아져만 가는데 대출 규제는 꽉 막혀 있어 현금조달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569만3800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4% 상승했다. 전국 상승폭(7.07%)과 비교해 5%가 넘는 차이다. 특히 서울 집값을 주도하는 강남권의 경우 지난달 분양에 나섰던 '서초그랑자이' 분양가가 3.3㎡당 4891만원으로 나타나 서울 평균을 가볍게 웃돌았다.

이렇듯 분양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대출규제는 9억원을 초과하면 중도금 집단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공급가액의 80%를 현금으로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9억원이 초과하지 않더라도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 수준에 불과해 당장 수억원의 현금을 조달할 수 없다면 당첨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토해내야 하는 실정이다.

또한 가점을 잘못 입력하는 등의 부적격 당첨자 판정의 경우 현행과 같은 무순위 청약으로 배분돼 여전히 '줍줍'이 가능하다. 청약 신청 시 별도의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신청자 본인이 직접 계산을 해야되는 상황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시장을 "비정상적인 시장"이라고 표현하며 대출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주택을 구입하는 데 집값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일반 서민들의 경우 융자를 통해 주택을 구입해야 하지만 대출이 막혀있기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로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됐다면 규제 완화 시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근본적으로 공급부족 및 과열된 수요를 해결해야지, 규제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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