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업 사장 낙하산, 정권따라 '軍 →官→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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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사 역대 사장 내부출신 5%
전체 82%...민간출신 '가뭄에 콩'
국가 기간산업 경쟁력에 치명타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24개 주요 공기업들의 역대 사장 301명 가운데 내부출신 사장은 5%인 1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군인, 관료, 정치인이 82%를 차지했다. 이는, 국가 주요 기간산업의 수장들에 대한 낙하산인사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할 뿐아니라, 비전문가 임명에 따른 경영의 효율성 저하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5일 공기업 및 일부 언론에 따르면 한국전력 등 국내 주요 공기업 24개사의 역대 사장 301명 가운데 재경부, 건교부, 행자부 등 정부부처 관료 출신은 45.2%인 136명에 달했다. 군 출신은 22.9%인 69명이며, 직간접적으로 정치와 관련된 인사가 21.9%인 66명으로 파악됐다. 군, 정부, 정치와 관련된 인사는 경찰, 국정원 출신 등을 포함하면 모두 248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의 82.4%에 해당한다. 반면 내부출신 사장은 4.7%인 14명에 불과했다.

특히, 창립이래 1명의 내부 사장도 배출하지 못한 공기업도 24개사 중 67%인 16개사(역대사장 169명)에 이르렀다. 가스공사(역대사장 8명), 농수산물유통공사(13명), 관광공사(20명), 수출입은행(14명), 신용보증기금(16명) 등이 모두 이에 해당된다.

한편,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전에는 군출신 공기업 사장들이 많았으나 그 이후에는 관료출신과 정치 관련자들이 주로 공기업 최고 경영자를 차지하는 변화를 보였다.
문민정부 출범 당해년도인 1993년 이후에는 군 출신 공기업사장의 비율이 9.6%로, 그 이전의 33.9%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관료출신은 35.2%에서 57.4%로, 정치 관련자는 12.1%에서 33.8%로 각각 증가했다.

관료출신중에는 재경부, 산자부, 건교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일례로, 산업은행의 경우 82년 이후 총재 13명 가운데 12명이 재경부 출신이었다.
코트라(KOTRA)의 경우, 창립이후 군출신이 주로 입성했으나 91년이후 5명의 사장 모두가 산자부 출신이었다. 산자부는 최근 두차례에 걸쳐 잇따라 한국전력의 사장을 배출했다.

관료출신과 더불어 정치 관련자들이 공기업에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조폐공사 사장에는 재경부 출신 관료들이 주로 임명됐으나, 지난 99년부터는 정치인들이 주로 입성했다. 특히 주택공사 사장 자리는 군 출신이 거의 독차지해 왔으나 94년이후에는 7명의 사장 가운데 5명이 정치적 인물이었다.

이에, 공기업 방만경영에 대한 근원적인 책임은 공기업 직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공기업을 소유물이나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낙하산 인사를 해 온 정권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공기업 사장 선임제도 정착의 필요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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