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서 '高高'···低평가 증권주의 재평가
약세장서 '高高'···低평가 증권주의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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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 연초比 48%…메리츠·삼성도 신고가
브로커리지 의존 탈피 IB 등 수익원 다각화 효과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잔존하며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주요 증권주들은 이와 반대 양상이다.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잇단 신고가 행진이다.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2분기에도 기대감이 늘면서 상승 탄력을 지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증시 흐름에 영향 받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의존도를 낮추고, 투자은행(IB), 채권투자 등 수익원 다각화에 힘입어 안정적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통해 증권주들이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할지 주목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전장 대비 40.93p(2.09%) 오른 2001.53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6월20일(2009.88) 이후 1년여 만의 2000선 탈환이다. 지난달 30일부터 17거래일간 하락 마감한 날은 단 하루에 불과할 정도로 파죽지세다. 이 기간 상승폭은 11.7%에 달한다. 주요 업종 가운데 단연 선두이자, 코스피지수 상승률(5.09%)을 두 배 이상 상회한다.

한국금융지주(왼쪽)·메리츠종금증권의 최근 한 달 주가 추이(네이버)
한국금융지주(왼쪽)·메리츠종금증권의 최근 한 달 주가 추이(네이버)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8만2500원을 기록,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 초 터치했던 신저가(5만5500원)와 비교해 48.6% 급등한 수준. 외국인은 최근 12거래일간 385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올해 초 신저가 대비 31.7%의 상승률을 시현, 8000원선에 안착했다. 최근 17거래일 중 하락 마감한 날이 각각 사흘, 하루에 그친 삼성증권(3만8750원)과 메리츠종금증권(5630원)은 이날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주의 약진은 증시 부진에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과거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의존하며 증시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컸던 증권사들이, 이 같은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한 IB 등 비중을 늘리면서 호실적을 이룰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사들은 올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IB·자산관리부문의 비중이 늘어 수익이 다각화하고, 주가지수와 연계된 펀드 관련 이익이 증가하는 등 기타자산 손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 절벽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은 제자리지만, 수익 다변화를 꾀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2분기 IB 와 트레이딩 손익의 성장을 통해 우수한 이익을 시현할 것"이라며 "브로커리지 영업환경은 부진하지만, 지난 2~3 년간 진행된 IB 및 투자활동으로 인한 캐리(carry)수익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선입견과는 달리 증시 거래대금이 증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대부분의 증권사가 자기자본 활용을 중심으로 한 IB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는데, 향후 자본활용능력, 투자 네트워크, 리스크 관리 역량 등에 따라 회사별 차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 평가이익 확대도 호실적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미국과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권사 채권 평가이익이 큰 폭 증가할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고, 현재의 금리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 증권사들의 대규모 채권 평가이익이 예상된다"며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금융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증가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지난 2015년 57.9%였던 수탁수수료 비중이 올 1분기 현재 39.7%로 내려앉은 지표에서 볼 수 있듯, 증권사들은 그간 브로커리지에 의존했던 방식에서 탈피해 IB 사업 확대 등 수익 구조가 변모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대표적 저평가주인 증권주에 대한 재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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