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실적 희비···증권사 평가 '극과 극'
네이버-카카오, 실적 희비···증권사 평가 '극과 극'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이버, '라인페이' 비용 증가에 영업적자 우려
카카오, '광고부문' 호실적 견인···기관, 매수행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포털업계 대장격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들어 판이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 부담에 올 2분기 '어닝 쇼크'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광고 부문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 전망에 기관 투자자의 러브콜이 잇따른다. 

네이버의 올해 주가 추이(네이버)
네이버의 올해 주가 추이(네이버)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장 대비 1000원(0.90%) 오른 1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14만원선을 넘보던 올해 초와 비교해선 20% 가량 빠진 상태다. 이에 10위권 안팎에서 맴돌았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14위까지 내려앉았다. 15위인 삼성물산과의 격차는 4000억원에 불과하다. 

저조한 실적 전망이 주가 성장판을 닫는 모습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가 추정한 네이버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8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18% 감소한 수준이자, 저조한 것으로 평가된 올 1분기(2062억원)에 비해서도 큰 폭 줄어든 규모다.

이러한 가운데 네이버의 적자 가능성을 내다보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1265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정호윤 연구원은 "라인이 2분기 집행한 3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이 반영되면서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며 "라인의 비용 급증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인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총 300억엔(3258억원) 규모의 '라인페이 보너스' 지급 이벤트를 진행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이용자가 친구에게 1000엔(약 1만1000원)의 라인페이 보너스를 보내는 방식이다. 이 마케팅 비용이 2분기 실적 악화를 불러올 것이란 예상이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라인이 진행한 300억엔 규모의 송금 캠페인 결과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총 3000만명의 이용자 계정에 각각 1000엔이 송금됐지만, 실제 본인인증 후 이를 수취한 가입자 비중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내 간편 결제 시장 침투는 예상보다 느릴 것으로 전망되고, 수익화까지는 더욱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에 따라 최근 라인은 현지 증시에서 연일 신저가를 이어가고 있으며, 네이버의 주가도 이를 반영해 기존에 당사가 예상했던 박스권 범위(12만∼14만원) 하단을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네이버는 다른 성장 모멘텀도 부재한 상황"이라면서 "국내 간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 페이'의 거래대금은 양호한 성장세지만, 역시 수익화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올해 주가 추이(네이버)
카카오의 올해 주가 추이(네이버)

반면 카카오는 연초 후 이날까지 22.8% 올라 12만65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14%)을 5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52주 신고가(13만6000원)을 터치한 후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향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기관은 올 들어 카카오의 주식을 3756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종목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까지도 7거래일(513억원) 연속 매수 행진을 지속했다. 

주요 증권사가 추정한 카카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3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4.64% 증가한 수준이다. 올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429억원, 5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4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00% 이상 급증한 규모다. 

광고 부문이 두드러진 성장을 이루면서 양호한 실적에 가장 크게 일조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 2분기 톡비즈(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 분야 매출은 14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0억원, 전 분기 대비 2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달부터 시범 운영 중인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가 향후 수익 개선에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톡보드는 카카오톡 채팅목록에 삽입되는 배너형 신규 광고 상품이다. 광고 단가가 가장 높은 상품은 최대 30일, 4억회 노출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가격이 20억원 수준에 육박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의 4000만 일간활성사용자(DAU)를 감안하면 비즈보드의 연간 매출 기여는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이외에도 알람톡의 지속적인 광고주 증가와 커머스 연계 강화로 올해 20% 이상의 광고 매출 성장이 가능하고, 고마진 광고 매출 증가로 수익성 개선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즈보드는 7월 이후부터 광고주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과금 광고주를 대폭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톡비즈보드는 유저 반응, 클릭율 등 광고 효과에 대한 지표가 검증되고 페이 조건, 로그인 조건 등 몇 가지 기술적 조건만 구비되면 과금 광고주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면서 "향후 과금 광고주 확대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시그널이 7~9월께 확인되면 다시 한 번 강한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 크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