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美연준이 띄운 '비둘기'···韓 기준금리 8월에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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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동결···'인내심' 표현 삭제
"美 7월→韓 8월 금리인하 가능성"
"韓 올해 2차례 금리인하" 전망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인 색채를 더 짙게 풍기면서 7월 금리인하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가 생각보다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앞서 4분기(10~12월)를 점쳤으나 3분기(7~9월)로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1차례 금리인하가 아닌 2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회의를 마치고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이후 줄곧 동결행진이다.

다만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서 그동안 포함시켰던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표현을 삭제함으로써 향후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금리인하 의견도 표출됐다. 금리 결정에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가운데 9명이 동결에 투표한 가운데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유일하게 0.25%p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는 총 17명의 FOMC 위원들 가운데 7명이 올해 2차례 인하(50bp)를, 1명은 1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다음달 '보험성'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침체 상황이 아니더라도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7월말 FOMC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반영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며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며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스케줄이 7월 조정될 기미를 보이자 국내에서는 8월 금리인하설이 힘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4분기 중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시그널이 한은의 금리인하를 앞당기는 촉매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이미 조동철 금통위원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0.25%p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낸 데 이어 지난 12일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기념사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 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은 기존에 없던 표현이다. 경기회복이 더딜 경우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4월 금통위 당시 금통위원들의 정책구도는 매파(금융안정) 4명, 중립 1명, 비둘기파(성장둔화) 2명의 구도가 전개됐다"면서도 "5월에는 비둘기 2명, 중립 3명, 매파 2명으로 정책구도가 크게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대응이 빨라지면서 한은 금리인하 시점도 빨라질 수 있을 전망"이라며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이 미 연준보다 빠를 수 없다는 기본 가정을 전제로 연준 7월 인하 시 한은 8월 인하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올해 두 차례 금리인하를 점치기도 한다. 조동철 금통위원의 경우 의사록을 통해 기준금리가 1.5%가 돼도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는 한 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된 이후에도 추가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전망을 7월 금리인하 한 차례에서, 7월과 10월 두 차례로 수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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