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중국에 대한 견제가 실패한다면
[데스크 칼럼] 중국에 대한 견제가 실패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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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항상 이긴 것만은 아니었다. 나폴레옹은 영국과 싸움에서 넬슨 제독에게 대패한다(1798년). 그는 이후 영국을 견제할 요량으로 대륙에서 영국과 교역하는 것을 봉쇄해 버린다. 하지만 밀을 수출하고 생필품이 필요한 러시아는 이를 어긴다.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징벌하기로 했지만 모스크바까지 간신히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염병과 굶주림에 60만의 대군 중 돌아온 병사는 고작 1만명이 안됐다. 나폴레옹은 이후 몰락의 길을 걷는다.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면서 미국은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거의 봉쇄 수준이다. 관세를 올리고 또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중국의 대표기업인 화웨이는 아예 초토화시키는 모양새다. 자국은 물론 타국 기업까지도 화웨이와 거래를 못하도록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이 참에 중국은 정부까지 나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우리 기업들에게 화웨이와 거래를 끊을 경우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임을 엄포를 놨다.

경제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가 우리의 주요 시장이자 고객인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것도 수출 비중이 큰 전략 시장이기 때문에 그 고민은 먹구름 정도가 아니라 초대형 태풍급이다.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으로 자국의 이익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생각이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은 아니다. 미국 안팎에서 미국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결국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후퇴시킬 만한 일이라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모든 무역거래에 관세가 부과되면 2020년 글로벌 GDP는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미국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것은 정치적인 목적도 빼놓을 수 없다. 정치가 오히려 이제는 최대의 리스크가 돼 버린 것이다.

나폴레옹의 영국 봉쇄가 결국 그와 프랑스에게 파국으로 돌아왔듯이 트럼프의 봉쇄 정책 또한 궁극에는 자신의 몰락은 물론 세계적인 경제 후퇴를 일으킬 지 모른다.

세계 정세에 판을 잘 읽고 대처하는 것은 이제 온전히 우리의 몫이 됐다. 우린 우리 길을 가야하고 역사적으로 그래 왔듯이 항상 끼인 틈에서 어떤 판단을 하냐가 우리의 미래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가 우리 경제 하방 리스크로 크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차제에 보수무역주의와 같은 대외 정세의 큰 변화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놓고 우리 경제를 어떻게 끌고 갈지 심도있게 고민하고 대책을 내놓을 때가 왔다.

특히 경제 방향성에는 미국 트럼프가 보여줬듯이, 우리 정치가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은 없는지 정치 발 경제 리스크 증대에 대한 성찰도 있어야 한다.

김극기(고려) ‘어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인간세상 험하다고 그대여 웃지마소/ 자신이 도리어 급류 속에 있는 것을(人世嶮巇君莫笑 自家還在急流中)”.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변수보다 더 무서운 곳은 급류 속의 파고를 헤쳐 나가지 못하는 우리 모습이 아닐까.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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