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美금리인하 기대에 환율 14원↓···"당장 1150원대 갈수도"
미중 무역협상·美금리인하 기대에 환율 14원↓···"당장 1150원대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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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비둘기' 위력...이틀 만에 24원 가까이 내려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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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이 더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20일 원·달러 환율이 14.0원 급락했다(원화 강세). 전일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에 9.7원 하락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이틀 만에 24원 가까이 내리며 1160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성사될 미중 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논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당장 내일 1150원대로 레벨을 낮출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4.0원 내린 116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월29일(1158.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일 대비 하락폭은 작년 11월2일 16.5원 급락 이후 가장 컸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3.2원 내린 달러당 1172.9원에 거래를 시작하고서 오전에 낙폭을 조금씩 넓혔다. 이어 오전 10시26분께 1170원 선이 무너지자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띄운 '슈퍼 비둘기'가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렸다.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했다. 그러면서도 통화정책 성명에서 그동안 포함시켰던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표현을 삭제함으로써 향후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FOMC에선 대다수 위원들이 동결에 의견을 모았지만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25bp(1bp=0.01%p)의 금리인하를 주장하면서 만장일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는 총 17명의 FOMC 위원들 가운데 7명이 올해 2차례 인하(50bp)를, 1명은 1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종채는 "미 FOMC 결과가 완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금리를 50bp 내린다는 의견 등 점도표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자 이날 위안과 유로가 모두 달러 대비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며 "달러를 쥐고 있던 투자자들이 대거 손절매를 하면서 낙폭이 더 넓어졌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부터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가 올 3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4월 중순부터 상승폭을 크게 넓혀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중 원·달러 환율 평균은 달러당 1183.29원으로 4월 평균(1140.95원) 대비 42.34원(3.7%) 상승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달러 인근으로 진입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환율이 달러당 1200원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틀 동안 달러 값이 23.7원 확 떨어지며 1160원대로 되돌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G20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아 환율이 1150원대로 주저 앉을 수 있다고 봤다. 그간 미중 무역분쟁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며 시장에 가격이 형성됐는데, 미중 관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며 원화 강세 재료들이 시장에 다시 선반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다음주 반기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준우 DGB대구은행 과장(수석딜러)은 "현재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159.2원인데, 이는 환율이 1150원대로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0.49% 급락한 6.8574위안까지 떨어졌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내린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높아졌음을 뜻한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1080.58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86.02원)보다 5.44원 내렸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6.51p(0.31%) 오른 2131.29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9.61p(1.34%) 급등한 727.3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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