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6개월 연속 하락세···궁지 몰린 '갭투자'
전셋값 6개월 연속 하락세···궁지 몰린 '갭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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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경.(서울파이낸스DB)
서울시 전경.(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 때 수십채를 거느리며 주택시장을 주름잡던 이른바 '갭투자자'들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 및 전셋값 하락으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자금회전이 여의치 않은 갭투자자들이 물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5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과 비교해 0.09% 감소했으며, 지난해 12월 0.01% 떨어진 이후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0.01%)과 수도권(-0.08%), 5개 광역시(대전·대구·광주·울산·부산, -0.04%), 기타 지방(-0.16%) 등 모든 지역에서 약세를 보였다.

전셋값 하락으로 인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지난 2017년 12월(68.7%) 이후로 18개월동안 꾸준하게 하락해 지난달 65.9%까지 떨어졌다. 올해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공급이 확대되고, 임대기간을 4년에서 8년까지 지켜주는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140만을 넘어가면서 주거 공급·수요 모두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셋값 하락의 영향으로 '갭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매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법원 경매 건수는 총 1만1136건으로 전달(1만1327건)에 비해 1.7% 감소했다. 그러나, 주거시설의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달 5261건을 기록하며 전달(5006건)보다 5% 늘었고, 전체 법원경매 진행 건수의 절반에 육박했다.

주거시설 경매건수는 올해 4월 5006건을 기록하며 지난 2015년 4월 5290건 이후 4년여만에 5000건이 넘는 경매 건수를 기록했다. 특히, 1000건이 넘는 경매 건수를 보인 경남 및 경기권 등에서 '역전세'를 버티지 못한 투자자들이 집을 경매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근석 지지옥션 데이터센터팀장은 "갭투자자들이 많게는 수십채에서 백채가 넘어가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한 꺼번에 경매시장에 내놓으면서 주거 경매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시장 경기가 악화됐지만, 법원경매 절차 과정이 약 6개월에서 1년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시간차를 두고 경매건수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갭투자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해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 방법으로, 저금리 및 주택 경기의 호황을 기반으로 크게 유행한다. 그러나 올해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세값 하락, 과잉 공급 등의 영향으로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집주인 들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 및 '깡통전세'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전망도 변곡점이 없는 한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시장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 확대 등의 시장 지표로 볼 때 정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단기적으로 물량이 많은 강동지역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 등의 비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급락폭이 크기 때문에 시장에 쏟아지게 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서울의 경우 주택 물량이 늘고 있음에도 5년 이내의 도심 신규 주택의 수가 꽤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갭투자 물량이 쏟아진다고 해도 시장에서 어느정도는 버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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