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순익 62%는 대형사···'부익부 빈익빈' 여전
증권업계 순익 62%는 대형사···'부익부 빈익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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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순이익 사상 최대···자기자본 상위 8곳, 전체 62% 비중
'자본력 관건'에 대형사 유리···중소형사, 생존전략 모색해야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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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권업계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 8곳이 벌어들인 실적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을 웃돌아,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가 투자은행(IB) 등 자본력 규모가 관건인 부문에 유리한 까닭이다. 향후에도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소형사는 저마다의 특화 전략을 구축,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5146억원)와 비교해 183.8%(9456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동시에 지난 2007년 1분기(1조2907억원) 이후 12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당기순이익을 경신했다. IB·자산관리부문의 비중이 늘어 수익이 다각화하고, 주가지수와 연계된 펀드 관련 이익이 증가하는 등 기타자산 손익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 8곳이 벌어들인 누적 순이익은 9091억원으로, 증권업계 전체 순이익의 62.3%를 차지했다. 상위 증권사 7곳이 56곳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셈이다. 초대형IB 5곳의 순이익도 6515억원을 기록, 전체의 44.6%에 달했다. 

증권사 규모별 양극화 양상은 대형사가 수익을 시현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기자본투자(PI)를 비롯한 트레이딩과 IB 등 자본에 비례해 성패가 갈리는 사업 비중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높은 증권사가 유상증자나 기업공개(IPO) 등 주관 업무를 따내는 등 비즈니스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본 상위 증권사가 시장을 주도하는 체제는 지속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간 '부익부 빈익빈' 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들이 자본 여력을 늘려 시장 장악력을 높이면서 중소형사의 생존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3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2세대 초대형IB' 등극을 예고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연내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 '6호 초대형'가 유력한 상황이고, 5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익 행진을 이어간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내년 4월께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3조2000억원을 넘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금융위에 종합금융투자사 지정을 신청했다. 종투사는 기업 신용공여 및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가 가능하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아직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았지만,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종투사 자격을 얻은 후 중장기적으로 초대형IB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갈수록 대형 증권사의 시장 존재감이 부각하면서 중소형사의 생존 환경은 척박해지는 실정"이라며 "중소형사 저마다 틈새전략을 펼치거나, 차별화된 사업 기반을 구축해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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