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제논리에 발목 잡힌 '시민의 휴식처' 도시공원
[기자수첩] 경제논리에 발목 잡힌 '시민의 휴식처' 도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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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대기 질이 나쁜 100개 도시 중 국내 도시가 44개 뽑힐 만큼 공기질은 '낙제점'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확실한 해결법으로 나무를 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도시숲은 미세먼지 차단은 물론, 여름철 열섬현상 및 소음을 완화시켜준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도시의 '허파'를 담당하는 시민들의 휴식처인 도시공원이 1년 뒤면 늘어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도시공원 실효제(일몰제)'에 따라 오는 2020년 7월1일자로 공원지정 효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2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도시공원은 1987곳에 달하며 면적은 338㎢으로 서울시 절반(605㎢)에 달한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20년 넘도록 공원 조성을 하지 않았을 경우 도시공원에서 해제하는 제도를 말하며, 해제 시 해당 부지는 개인에게 돌아가 자유롭게 부지개발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최근 난개발을 막기 위한 대안을 내놨다. 핵심은 각 해당 지자체에서 공원 부지 매입을 위한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이자를 최대 70%까지 지원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실제로 유효한가'다. 지자체들에게 있어 지방채 발행은 '최후의 보루'다. 일부 시·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재정자립도가 떨어지고, 원금 상환 여력이 없는 지자체의 경우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우려해 공원 용지 매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지방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먼저 매입해 추후 분할 상환하는 형태로 지원한다고 하지만, 직접적인 재정지원이 아니다. 결국 빚을 져야만 하는 지자체 입장에선 '조삼모사'에 불과하다.

도시공원 문제는 예산 등의 문제로 20년 넘도록 풀어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우선관리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부지에 대해선 뾰족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인 재원조달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 결과일 뿐만 아니라 '미온적' 대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산림 면적은 63%에 달해 세계 평균(31%)의 두 배에 달하지만, 1인당 도시공원을 누릴 수 있는 면적은 전국 8.8㎡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9㎡)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국민 삶의 질을 주요 가치로 두고 있는 만큼, 도심 속 ‘허파’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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