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블록체인 활용 확산···대출·인증·보안시스템 적용
은행권, 블록체인 활용 확산···대출·인증·보안시스템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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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불완전 기술 전면 도입 신중해야"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전산센터에서 열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관리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왼쪽)와 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전산센터에서 열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관리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왼쪽)와 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은행권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상품에 적용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증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없고, 무결성이 확보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아 전면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저작권·라이센스 등 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보관할 수 있도록 아톰릭스랩과 '디지털자산관리' 제휴를 맺고 기술 상용화의 첫 삽을 떴다. 양사는 스마트컨트랙트(블록체인 기반 조건부 자동게약 체결) 등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금융이 연결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달 출시한 '신한 닥터론'이라는 대출상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소속 의사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소속기관의 증명 서류를 발급 받아 은행에 제출하고 진위여부를 확인 절차를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으로 대체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4월 P2P업체가 발행하는 원리금 수취권 조작과 변경을 막는 'P2P 금융증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출시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비용으로도 실시간으로 인증 등 정보 확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은행이 라이센스 등을 확인하기 위해 대출 신청자가 관련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접수한 뒤 다시 은행이 다시 해당 기관 등에 확인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 때문에 서류 확인 과정만 2~3일이 걸리기도 했다.

최근 IT기술의 발달로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확대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은행과 제휴되지 않은 민간 정보들은 이 같은 서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블록체인에 인증 정보를 담아서 네트워크상에 보관하게 되면 관련 민간 기관 등에서 발급받은 일종의 보안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즉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개인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DB) 서버를 두고 인증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실시간으로 확인해 주는 방법과 유사하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DB서버를 두지 않고 네트워크 구성원이 정보를 나눠서 보관한다. 정보가 서버 한 곳에 집중되지 않기 때문에 정보를 처리할 대규모 네트워크나 전산 자원이 필요 없고, 당연히 관리인력도 필요 없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성원들이 보유중인 정보가 일치하지 않으면 인증 자체가 이뤄지기 않기 때문에 정보의 정확성도 매우 높다. 그럼에도 구성원이 늘어날 때 추가 비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 방식의 경우 서류 전달이나 입력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단번에 없애줬다. 앞서 말한대로 보안번호를 입력해 정보의 일치·불일치 여부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다.

'신한 닥터론'을 예로 들면 대출을 받으려는 의사가 대한병원의사협의회에서 발급받은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입력하면 은행과 협의회가 구성한 블록체인네트워크에서 정보의 일치여부를 확인한 뒤 실시간으로 검증결과를 보여준다.

지금은 신한은행과 병원의사협의회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지만 다른 은행도 즉시 블록체인 구성원으로 참여해 동일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구성원이 늘어나면 정보의 무결성도 훨씬 더 높아진다.

다만 블록체인이 아직 완벽한 기술은 아니라는 점에서 기존 금융권의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은행권 일부에서 해외송금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려 했지만 기존 시스템과 큰 차별점이 없다는 판단에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은행권의 연구가 계속되고 있어 비대면을 중심으로 기술을 적용한 상품이 속속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블록체인이 만능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전면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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