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3억원' 사건 여진···신한금융 신상훈 스톡옵션 "찜찜한 뒷맛"
'남산 3억원' 사건 여진···신한금융 신상훈 스톡옵션 "찜찜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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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신한 보수위원회 '20억 스톡옵션' 지급
금융권 "檢, 신 전 사장 기소···이사회 배임 우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른바 '남산 3억원' 사건으로 불리는 '신한 사태'의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검찰이 관련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기소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신 전 사장에 대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지급에 신한금융이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반응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스톡옵션 지급에 당시 이사회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알려진 만큼 일각에서는 주주들이 이사회에 배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노만석 부장검사)는 남산 3억원 사건 관련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로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신 전 사장 측 비서실장이었던 박모씨 등 실무자 3명은 약식기소됐다. 

(왼쪽부터)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왼쪽부터)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檢, 신 전 사장 위증 혐의 기소 = 남산 3억원 사건은 17대 대선 직후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아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뒤, 2008년 2월 남산자유센터주차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2010년 신한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라 전 회장 및 이 전 행장 측과 신 전 사장 측이 갈려 고소·고발이 이어진 신한 사태 수사과정에서 불거졌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남산 3억원 사건 관련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것으로 의심되는 라 전 회장, 이 전 행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당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재수사를 권고하면서 검찰이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검찰은 은행장 비서실장인 박씨와 비서실 부실장 송모씨가 현금 3억원이 든 가방 3개를 남산자유센터주차장에 가져가, 신원을 모르는 남자가 운전한 차량 트렁크에 실어준 사실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행장이 '3억원 존재 자체가 날조'라며 일체 사실에 대해 함구하면서 수령자와 명목을 밝히진 못했다고 밝혔다. 현금 3억원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전달된 사실은 확인되지만 수령자 등을 특정하지 못해 사건의 실체는 규명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당초 이 3억원은 신 전 사장과 주주 2명의 개인 자금으로 마련된 돈으로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를 가정해 보전·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과거 남산 3억원을 쟁점으로 다룬 재판에서 신 전 사장 측이 '경영자문료를 이 명예회장으로부터 재가를 받아 이희건을 위해 또는 이희건의 승낙을 받아 사용했다'는 취지의 증언은 조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신 전 사장은 남산 3억원 보전을 사전에 지시하고도 "남산 3억원 보전 사실을 사후에 보고 받았고 경영자문료 증액은 이 명예회장의 대통령 취임식 행사 참석 때문"이라고 위증한 혐의를 받게 됐다.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쟁점으로 떠오른 신 전 사장 '스톡옵션' = 신한사태 발발 당시 신 전 사장은 2005~2009년 경영자문료 15억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와 2006~2007년 총 438억원을 부당 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됐다. 2008~2010년 재일교포 주주 3명에게 8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금융지주회사법 위반)도 적용됐다.

이에 대해 1심은 신 전 사장과 관련한 횡령액 중 2억6100만원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13억500만원은 무죄라고 판결했다. 또 배임 혐의는 모두 무죄로 보고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혐의는 2억원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2심에선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혐의까지 무죄라고 보고 신 전사장에게 벌금 2000만원 형으로 감형해 판결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사실상 무죄가 확정된 것으로 신한금융이 보류한 신 전 사장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 여부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 전 사장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부여받은 스톡옵션 중 총 23만7678주에 대해 행사가 보류 됐었다. 결국 '묵은 갈등을 끝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17년 5월 신한금융 이사회는 신 전 사장의 스톡옵션 행사 보류 해제를 결의했다.

◆시세차익만 20억 넘어···이사회 배임(?) = 당시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사회 구성원 몇몇은 신 전 사장이 완전한 무죄가 아닌 만큼 스톡옵션 지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체제에서 또 다시 잡음이 발생하는 것이 신한금융에 좋을 게없다는 공감대가 일부 이사들 사이에서 형성돼 스톡옵션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과거 신 전 사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이번에 뒤집혔다는 것이다. 신 전 사장은 다시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오랜 법정 공방을 이어가야 한다. 신한지주로서는 이사회의 '대승적' 결정으로 주지 않아도 될 돈을 지급한 셈이다. 금융권에서 이사회가 배임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주된 배경이다. 신 전 사장이 챙겨간 시세차익은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옵션 지급 결정은 경영진에 대한 평가·보상 체계를 결정 및 관리하는 신한지주 보수위원회가 했다. 당시 이 보수위원회는 이성량(위원장), 이상경, 필립 에이브릴 등 세 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었다. 이 가운데 필립 에이브릴의 경우 현재까지 사외이사로 신한금융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 전 사장에 대한 스톡옵션은 유무죄와 상관없이 사건 종결차원에서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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