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사장 인선 '낙하산' vs '내부출신' 격돌
가스공사 사장 인선 '낙하산' vs '내부출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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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출신' 채희봉, '공채 1기' 김영두 2파전 확정
채희봉 전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실 산업정책비서관(왼쪽)과 김영두 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사진=서울파이낸스 DB)
채희봉 전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실 산업정책비서관(왼쪽)과 김영두 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한국가스공사 차기 사장인선이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과 김영두 가스공사 직무대리 2파전으로 압축됐다. 채 전 비서관은 산업부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스공사 '공채 1기'인 김 사장 직무대리는 가스공사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잔뼈가 굵다는 평이다.

12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총 다섯 명의 후보자 중 채 전 비서관과 김 사장 직무대리를 선정했다. 가스공사는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최종 사장 후보자를 선임한다. 최종 임명은 대통령이 한다.

◇관료출신의 '에너지 통', 공채 1기 최적화된 '순수혈통'

채 전 비서관은 산업부 가스산업과장, 에너지 산업정책관,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거친 '에너지 통'으로 불린다. 산업부 관료 출신이란 점에서 안정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한 점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조직 내 평판도 좋아 조직운영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업계를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관인 점과 에너지 관련 보직을 두루 경험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채 전 비서관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임명돼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과 산업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런 점에서 채 전 비서관이 국내외 에너지 현황과 정책 등을 아우를 수 있고 가스공사와 산업부 간 업무 조율 등을 수행할 적임자라는 게 에너지 업계의 평이다.

김 사장 직무대리는 1983년 가스공사 공채 1기로 입사해 36년간 가스공사에 몸담았다. 그는 기술기획실장, 경상남도 지사장, 연구개발원장과 캐나다법인장,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합작법인 부사장 등 국내외 근무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해 9월부터 정승일 전 가스공사 사장이 산업부 1차관에 임명된 후 사장 직무대리를 수행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낙하산' vs '내부인사’

관전포인트는 '낙하산 관료'와 '내부인사'의 대립구도의 전개다. 채 전 비서관은 산업부에서 자원정책실장을 지내다 청와대 입성, 다시 산업부로 복귀했는데 정승일 전 사장이 산업부 차관에 오르면서 채 전 비서관이 가스공사 사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었다. 청와대에서 가스공사로 직행할 수도 있었지만, 코드인사 낙하산인사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채 전 비서관은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 공무원의 경우 퇴직한 후 6개월이 지나야 공공기관에 갈 수 있다는 ‘공직자 6개월 취업제한’으로 가스공사행이 어려웠다. 그런데 산업부가 채 전 비서관의 '공직자 6개월 취업 제한'이 풀리는 시점에 가스공사 사장 재공모를 진행했고 채 전 비서관은 최종 후보에 올랐다. 앞서 산업부는 적격자 없음을 이유로 첫 번째 공모를 무산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에너지 업계는 정부가 채 전 비서관을 염두에 두고 재공모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가스공사 정관은 최근 6개월 이내 공무원 재직자는 사장 후보에 응모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번 사장 인선에서 김 사장 직무대리에게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정승일 전 사장 공백 이후 가스공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성공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조2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51억원 보다 2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조1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22조1721억원 보다 18.1% 증가했다.

김 사장 직무대리는 특히 정부가 강도 높게 추진 중인 수소경제 정책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며 사장 선임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했다. 로드맵에는 수소생산 유통망 구축에 2030년까지 4조7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5만개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만일 김 사장 직무대리가 사장으로 선임되면 지난 2013년 장석효 전 사장 이후 6년 만에 공채 출신 사장이 나오게 된다. 역대 가스공사 사장 16명 가운데 12명이 관료 출신이다. 민간출신은 이수호·주강수·장석효·이승훈 등 4명뿐이다.

업계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공기업 수장자리는 관료 출신이 득세해 이번 가스공사 사장 인선도 관료 출신이 사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내부사정을 가장 잘 알고 가스공사에 최적화한 인물이 가스공사 수장을 맞는 것이 가스공사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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