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韓축구 '새역사 쓴다'…36년 만에 4강, 에콰도르와 준결승전
[U20월드컵] 韓축구 '새역사 쓴다'…36년 만에 4강, 에콰도르와 준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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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 승부차기로 '투혼의 역전극'…'1983 멕시코 신화' 재현
이강인, 1골 2도움 '맹활약'…VAR 7회-감독 전술-선수 투지 '합작품'
돌풍 對 돌풍 '예측불허'…韓, 객관적 전력 앞서지만 '체력'에서 불리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승부차기 때 한국 3번 키커인 엄원상이 골을 성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승부차기 때 한국 3번 키커인 엄원상이 골을 성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한국 축구가 새역사에 도전한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에서 피말리는 접전끝에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을 꺾고 '36년 만에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정정용 감독의 전술 및 용병술과 선수들의 끈질긴 투지가 이룬 값진 결과물이다. 특히 8강 세네갈전은 방송 해설자들이 흥분한 나머지 '이 경기를 본 자가 승자', '만약 보지않았다면 두고 두고 후회할 것', '심장 약한 사람은 안봤으면' 등의 멘트를 쏟아낼 정도로 한국축구는 물론 세계축구사에 남을 몇 안되는 역대급 경기였다. 두 번의 '극장골'(농구의 버저비터)과 무려 7번이나 되는 VAR(비디오 판독) 등.

한국 팀은 9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8강에서 1골 2도움을 올린 이강인과 역전 결승골을 성공시킨은 조영욱(서울)의 활약으로 연장 접전 3-3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일궈낸 투혼의 역전극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U-20 월드컵의 전신인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박종환 감독)에서 4강에 오른 이후 무려 3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4강 신화를 재현했다.

우리나라는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이 속한 이른바 '죽음의 조' F조에서 2승 1패, 조 2위로 당당히 16강에 오른 뒤 '숙적' 일본을 1-0으로 무너뜨렸다. 

한국의 4강 재현 뒤에는 감독의 전술과 선수들의 투지와 더불어 무려 7번이나 되는 VAR이 있었다. 승부는 VAR로 요동쳤다. 한국이 0-1로 지고있던 후반 14분 한국은 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지솔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 선수에게 밀려 넘어졌다. 이강인이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27분 이번에는 세네갈이 VAR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재익의 핸드볼 파울이었다. 니앙이 킥을 했다. 이광연 골키퍼가 막아냈다. 그러나 주심은 다시 VAR을 선언했다. 이광연이 먼저 움직였다고 판정했다. 다시 페널티킥. 이번에는 니앙이 골을 집어넣었다. 세네갈이 앞서나갔다.

후반 41분 세네갈이 골을 넣었다. 쐐기골이 되는 듯 했다. 다시 VAR이 가동됐다. 골 장면 직전 세네갈이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골은 취소됐다. 연장전에서도 두 번 VAR이 나왔다. 연장 전반 4분 세네갈이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VAR 결과 무죄로 판정됐다. 연장 후반 2분 다시 VAR이 나왔다. 황태현의 손에 맞았다는 것. 그러나 이번에도 손이 아니었다. 

그리고 마지막 VAR이 한 번 더 있었다. 승부차기였다. 승부차기에서 2-2로 맞선 상황. 한국의 마지막 키커 오세훈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주심은 또 VAR을 선언했다. 상대 골키퍼가 먼저 움직였다고 판정했다. 다시 차게 됐다. 반전이었다. 오세훈은 골을 넣었다. 세네갈 마지막 키커는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 남은 그 소중한 기회를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마침내 한국의 4강행이 확정됐고, 길고 긴 반전드라마는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한국팀은 오는 12일(수요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8강 상대 미국을 2-1로 꺾은 에콰도르와 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 만약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 축구는 새역사를 쓰게 된다.

에콰도르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역대 성적만 보면 한국은 4강, 에콰도르는 16강으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에콰도르는 토너먼트에서 강호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이 됐다. 에콰도르는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로 이탈리아와 일본에 밀려 B조 3위(승점 4)에 그쳤다. 골 득실을 따진 끝에 가까스로 16강에 합류한 에콰도르는 토너먼트부터 잇달아 이변을 연출했다.

에콰도르의 16강 상대는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가뿐히 통과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였다. 대부분이 우루과이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지만, 에콰도르는 보란 듯이 3-1로 승리를 따냈다.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굴하지 않고 내리 3골을 몰아넣으며 8강에 합류했다.

8강에서도 에콰도르는 난적 미국에 2-1 승리를 거뒀다. 1-1로 비기고 있던 상황에서 터진 존 에스피노사의 골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인정돼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에콰도르는 그동안 U-20 월드컵과 별로 인연이 없었다. U-20 대회 4번째 출전이다. 강팀들이 즐비한 남미 지역 예선에서 번번이 탈락해 본선 무대를 밟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최고 성적 역시 16강에 불과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강호들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요주의 선수는 레오나르도 캄파나. 에콰도르 리그의 바르셀로나SC 소속인 캄파나는 지난 3월 골닷컴이 선정한 세계 축구 유망주 50인에 이강인과 함께 이름을 올렸던 '신성'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골은 없지만 4강에서 에스피노사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강호 우루과이와 멕시코를 상대로 연이어 골을 뽑아낸 곤살로 플라타도 경계대상이다.

한국 U-20 대표팀은 과거 에콰도르와 2번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했다. 공식 전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월드컵 개막 직전에 치렀던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이강인의 골로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이 8강전을 하루늦게 치른데다 승부차기까지가는 소모전으로 인해 체력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승부의 주요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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