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금통위 '소수의견' 등장···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은?
[초점] 금통위 '소수의견' 등장···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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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는 현수준 유지 입장···전문가들 "7월 수정경제전망 확인해야"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해 네 번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며 연내 인하론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31일 "금통위의 (금리인하) 시그널이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소수의견은 보통 기준금리 변경의 신호탄인 경우가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인하 소수의견을 곧바로 금리인하로 연결시키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신중론'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7월 수정경제전망을 확인한 후 금통위의 의중을 판단해도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소공동 본관에서 개최된 '5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조동철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금통위 내에서 가장 강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인물로, 이달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당국이 금융안정보다 저(低)물가 현상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로 가닥을 잡으며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성장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나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가계부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는 점" 등을 금리동결의 이유로 꼽았다.

앞서 한은은 지난 4월 경제 전망치를 기존 연 2.6%에서 2.5%로 소폭 하향조정하며 금리인하 여지를 남겼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1.4%)과 비교해 0.3%p나 내린 1.1%로 제시했다. 경기에 대한 한은의 인식이 이전보다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이 "한은이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놨다"고 분석하는 배경이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대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을 낮추며 금리인하를 권고하고 있다. OECD와 KDI의 경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내리고 금리인하를 주문했다. 최근 경기둔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아지고 가계부채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금리인하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 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 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수의견 개진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면 대부분 수개월 안에 실제 금리인하 결정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 총재 취임 이후만 살펴보더라도 금통위는 2014년 7월 정해방 위원의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뒤 8월 금리를 내렸고, 같은 해 9월에도 정 위원의 인하 소수의견 뒤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낮췄다. 2015년 4∼5월 하성근 위원이 연이어 인하 소수의견을 내고서 6월 회의에서 인하 결정이 나왔다. 2016년에도 2∼4월 하 위원의 소수의견이 나온 뒤 6월 금리인하가 이어졌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p 떨어진 1.60%를 나타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1원 오른 1190.9원에 마감했다. 소수의견 발표 이후 국고채 3년, 5년, 10년, 20년, 30년물 모두 기준금리(연 1.75%)를 하회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수의견이 시그널은 아니다는 이 총재의 발언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채권시장에 반영된 것"이라며 "7월 금통위의 수정경제전망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백윤미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이 개진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하 시점을 내년 1분기로 전망한다. 물론 금리인하 시점이 좀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연내 금리인하로 기정사실화하기에는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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