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이베스트號' 본격 순항 이끄는 '선장' 김원규 
[CEO&뉴스] '이베스트號' 본격 순항 이끄는 '선장' 김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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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현재 4000억원인 자기자본을 1조원으로, 15~20위권인 이익순위를 'Top10'으로 끌어 올리는 한편, 장외파생, 신탁, 헤지 펀드 등 신규 라이선스의 획득도 강력하게 추진할 예정입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3월 취임식에서 천명한 포부다. 매년 50% 이상의 성장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증권업계 투신한 지 햇수로 35년, 그중 수장 경력만 7년에 달하는 그의 자신감이었지만, 일각에선 취임식에서 으레 하는 공언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2개월 남짓한 '김원규호(號)'는 이 같은 원대한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매각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성장 전략으로 전환한 만큼, 본격적인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꿔나며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779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이로써 자기자본은 4816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242억원과 순이익 184억원을 기록,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사상 두 번째 호실적을 시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증권사 가운데 34곳 가운데 25위에 자리한 소형사지만,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꾸준히 'Top3'랭크될 들 만큼 '알짜'다. 

하지만 김 사장은 '현실 자각'을 역설한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의 회사 전략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데, 과거의 컴팩트한 관리와 규모로서는 현재의 지위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향후 경영 방침으로 '본격 성장'에 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와 직원 간의 신뢰가 기반이 돼야 비로소 크나큰 목표 달성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 사장 시절에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직 문화를 중시해 온 그는 합병 후 큰 잡음 없이 조직을 통합,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을 받아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공·사석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자세로 '단료투천'(簞?投川)'을 강조하곤 한다. 장수가 전쟁 중 적은 양의 막걸리를 하사받았는데, 혼자 마실 수가 없어 강물에 풀어 부하들과 함께 마셨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어렵고 고된 길을 직원들과 함께 하고 싶은 리더의 마음가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초대형 투자은행에서 소형 증권사 수장이 됐다고 무게감도 줄어든 건 아닐 터다. 1년간의 '야인'(野人) 생활을 정리한 뒤 두 번째 직장이자, 수장에 오른 그가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어떤 행보를 펼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 객장에서 시세판에 분필로 주가를 적어 넣는 일을 하던 고학생은 33년간 한 직장에 몸담으며 최고 자리까지 올라선 '샐러리맨의 신화'를 썼다. 어느덧 육순의 증권사 수장이 된 김 사장은 이제 사장으로의 전설을 쓰기 위한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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