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인하' 소수의견 나올까
한은,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인하' 소수의견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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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우려 소수의견 가능성↑
원화 약세→外人 자본이탈 가속화 전망도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장인 이주열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장인 이주열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G2(미국·중국) 무역분쟁 심화와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 쇼크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3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연 1.75% 금리동결을 택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예상한 결과로, 관건은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인 지 여부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올 해 네 번째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시켰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p 상향조정된 이후 1월과 2월, 4월에 열린 회의에서 세 차례에 걸쳐 연 1.75%로 묶여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97%가 금리동결을 예측했다. 대외 시장의 불확실성과 경제 지표 부진 등이 금리인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로 자본유출 우려를 감안해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때문에 한은이 당분간 관망세를 지속하면서 경기흐름을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하며 5개 분기 만에 역(逆)성장했지만, 한은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가 없이도 올 하반기 경기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할 지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을 낮춰 인하 여지를 남겼다. 그간 금통위의 인상 근거였던 금융불균형도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포함한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옥죄기에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되는 추세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2~3년 전만해도 전년대비 10%대를 넘어섰지만 올해 1분기에는 4%대로 떨어졌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나친 저물가를 우려할 시점'이라고 언급한 조동철 금통위원과 과거 금리인상과 인하모두 선제적 판단을 한 고승범 위원, 조 위원과 함께 작년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한 신인석 위원이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을 낮추며 금리인하를 권고하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이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내리고 금리인하를 권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문한 바 있다. 

만약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경우 연내 금리인하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소수의견이 등장할 때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중론을 고수하는 한은이 아직까지는 급하게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보다는 7월에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강대강' 대치로 전환한 가운데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금리인하 결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연초만 해도 1100원대 안팎으로 전망되던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선 턱밑까지 근접했다. 외환당국의 경고에 최근 들어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상승 모멘텀은 살아있다는 게 금융시장의 평가다. 원화 가치와 함께 한국 금융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금리마저 내려가면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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