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로 본 리딩뱅크 경쟁] 신한금융, 단숨에 '대장주'···KB의 반격은?
[주가로 본 리딩뱅크 경쟁] 신한금융, 단숨에 '대장주'···KB의 반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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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1월 연저점 比 23%↑'14위→6위'···KB 10위권서 멀어져
하나·우리도 부양책 불구 지지부진···향후 호실적 예상, 반등 기대
신한금융지주의 올 들어 주가 추이(네이버)
신한금융지주의 올 들어 주가 추이(네이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초까지 '금융 대장주'를 놓고 각축을 벌였던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주가 행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줄곧 '2인자' 자리를 지켰던 신한지주의 주가는 파죽지세로 오른 데 힘입어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톱5'까지 넘보게 됐다.

반면 KB지주는 회장의 해외 기업설명회(IR),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책에도 되레 뒷걸음질치며 10위권 내 진입도 쉽지 않아 보인다. 

27일 신한지주의 주가는 전장과 같은 4만6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록 7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은 멈췄지만, 최근의 두드러진 약세장에도 4.8% 상승했다.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 1월14일 3만8100원과 비교하면 무려 23%나 뛰었다. 

이로써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은 22조2100억원으로 불어나며 코스피시장 시총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7, 8위 현대모비스(20조8700억원)와 SK텔레콤(20조7100억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날 장 막판까지 셀트리온을 앞서며 5위를 터치하기도 했다.  

올 초만 해도 14위에 그쳤던 신한지주는 1분기 호실적을 시현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한 것이 큰 폭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북미지역을 순회하며 국외 기관투자가 유치 등 IR에 나선 것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결정적 요인은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를 올 2월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비(非)은행부문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다.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한 생보사 덩치키우기의 위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는 KB금융이 추가적인 비은행업종 인수합병과 같은 특단의 카드를 들고 나오지 않는 한 신한에게 빼앗긴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는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양대 금융그룹이 증권업에서는 신한금투와 KB증권의 초대형IB전략은 큰 차이 없이 동행한다는 전제하에서다.

반면 연말까지 '대장주' 자리를 지켜 온 KB금융지주의 주가가 되레 1.61% 떨어지면서 순위도 13위로 밀려났다. 신한지주와 시총 격차는 어느새 3조원을 넘어섰다. 올 1분기 은행 희망퇴직 비용 350억원과 지난해 1분기 명동 사옥 매각 등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윤종규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IR에 나서는 등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섰지만 반전은 없다.제한적 부양책만으로는 역부족임을 드러내주고 있는 셈이다. 

다른 금융주들인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다양한 주가 부양책에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난 2월13일 재상장한 우리금융은 3개월여 만에 7.84%가 떨어졌고, 하나금융은 올 들어 2.9% 오르긴 했지만, 최근 신통치 않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신한지주를 제외한 금융주들의 주가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뚜렷한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배당, 저평가 매력 등이 부각하며 점진적 반등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를 다시 따라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가늠키 어렵지만 주가 전망 자체만으로는 비관적이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가 추정한 4대 금융지주사의 연결 기준 올해 연간 순이익 합계는 10조76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0조5870억원)과 비교해 1.72%(1825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금융지주(3조3421억원)와 KB금융(3조2061억원) 모두 4~5% 개선되며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도 각각 2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신한금융투자에 6600억원을 출자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번 출자로 신한금투는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진출이 가능해졌다.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발행, 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을 할 수 있어 성장기반 확대가 기대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동양·ABL자산운용과 국제자산신탁을 잇달아 인수했고, 최근 롯데카드 지분 20%를 인수했다. 지분법에 따른 롯데카드 실적은 올 3분기부터 지주사 순이익에 반영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업종 내 기대 배당수익률이 5.6%로 가장 높은 대표적 고배당주로 주목받고 있다. 또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0.39배로 시중은행 중 가장 저평가돼 있어, 은행주 반등시 탄력이 가장 강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분간 은행주 초과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전망"이라며 "미국이 자국 통화가치 평가절하 국가에 상계관세 부과를 추진한다는 뉴스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 주 미국 금융주 상승 등도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될 경우 은행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심리가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며 "국내 기관들의 은행주 보유 비중이 대체로 언더웨이트(underweight)돼 있어, 수급 여건이 추가로 개선될 수 있는 점도 은행주 초과 상승을 예상하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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