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투자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고민
[전문가 기고] 투자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고민
  • 김은정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팀장
  • mkanne@shinhan.com
  • 승인 2019.05.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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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팀장. (사진=신한은행)
김은정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팀장. (사진=신한은행)

글로벌 주식시장이 지난해 4분기 시장급락 이후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이달 11차 미중 무역협상이 '노딜(No deal)'로 종료, 미국은 중국제품에 종전 2차관세(2000억달러) 부과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다. 

현 시점에서 보면 G2(미국·중국)대결에 따른 경기둔화와 금융불안 가능성에 대해 예단보다는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며 금융시장이 꺼려하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금융시장의 피로도는 증가 했다. 

글로벌시장의 장기 경제 사이클로 보면 8년간 지속됐던 확장 사이클이 끝나갈 조짐을 보이면서 IMF(국제통화기금)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의 하향전망과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3월말 미국의 3개월과 10년물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이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둔화, 침체의 우려로 예견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 제기된 여러가지 리스크 요인 중 상당수는 모두 지연된 상황이며 완벽하게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중국 경기둔화, 글로벌 부채이슈, 미중 무역전쟁, 지정학적 리스크, 영국의 브렉시트와 이탈리아의 예산안 문제가 연말까지 지속적인 시장의 불안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8년초까지 글로벌 시장의 대표 지수들은 직전고점을 갱신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뒤늦게 시장 상승장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은 증권회사에서 자금을 차입해 투자하거나, 변동성이 큰 지수 레버리지에 투자했다. 실제 1년전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를 매수한 투자자의 경우 현재 수익율이 -55%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로스컷(Loss Cut·기관투자가들의 손절매 기법)을 결정하지 못하는데 이는 인간의 뇌 구조에 손실회피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에서 로스컷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을 10~20%로 정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영국 FMRI 뇌스캔 실험을 보면, 인간의 뇌는 손실 회피 성향을 가지도록 설계돼 있고 손실회피성향은 생물학적,선천적 원인에 기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이익에서 얻는 쾌락보다는 손실에서 얻는 고통을 두 배로 인식하는 심리가 있다. 사람들은 손실을 확정하는 고통을 회피하다 결국 로스컷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초보 투자자들은 아무 근거 없이 매매를 시작해 올라갈 것에 대한 희망을 가진 채 손실에 대해 크게 반응하다, 다시 회수되기까지 기다리는 상황을 반복한다. 주식시장이 호황일수록 이성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막연한 기대감에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이 이들 초보 투자자의 특징이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며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 사업가이자 투자가인 워렌버핏의 투자철학은 두 가지다. 첫째,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 둘째, 첫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다.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원금의 안정성임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 셈이다. 

투자에 있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사항은 위험을 어떻게 헷지(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안정장치) 할 수 있을 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수익율이 높은 투자처가 생기더라도 원금을 잃은 이후라면 부를 증식할 수 있는 기회마저 잃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 기회는 언제나 열려있고 반드시 원금을 지키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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