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C '비수익 노선·일등석 대거 폐지' 구조조정 후 수익성 제고 '총력'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2019년 1분기 국내 항공사들의 기대 이하 실적이 2분기까지 변동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부진 실적에 대한 요인은 '비수기 시즌과 맞물려 상승한 환율과 유가'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부진 상황 속에서도 효율적인 기재 도입 및 노선 확대, 부가서비스 사업 확대 등을 통해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나름 선방한 기록을 세웠다. FSC는 하반기부터 비수익 노선과 일등석을 대폭 줄이는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핵심 전략을 본격적으로 밀고 나가 동반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CC 또한 새로 확보한 중국 노선을 본격적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원가경쟁력을 내세워 뒤쳐지지 않겠단 입장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FSC는 올해 1분기 기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3조498억원, 영업이익 14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3조173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16.2% 대폭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악화가 눈에 띄게 두드러질만큼 실적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매출액은 1조7332억원, 영업이익 72억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동기(1조7196억원)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89.1% 급감했다.
양 사는 이 같은 부진 실적 요인으로 비수기 시즌과 맞물린 유가와 환율 상승을 꼽았다.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기나 항공유를 대부분 달러로 구매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 경우 수익성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항공유 가격은 연초 대비 29% 상승해 비용부담은 커졌다. 유가도 상승하고 있다. 1분기 평균 배럴당 54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3월 말부터 상승세로 전환했고, 4월 이후 지속적으로 배럴당 평균 6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LCC들은 나름 선방한 기록을 세웠다. 제주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3929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을 실현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19분기 연속흑자를 실현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3%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2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4.5%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69억원에서 421억2000만원으로 14.1% 늘었다.
회사는 "유가나 환율 등 외부변수들에 의한 영향을 결코 배제할 순 없었으나 경제 실현에 따른 정비비, 리스료 등 주요 고정비용 분산과 경쟁사 대비 월등한 원가경쟁력,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기단확대 및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부가서비스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울 또한 1분기 매출액 740억,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0.1%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411억원과 영업이익 3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8.3%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9.8% 감소했으나 전 분기(125억원)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진에어는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901억원, 영업이익 50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3.6% 증가했지만, 기재 도입 제한에 따른 보유기재 대비 인건비 비효율성으로 영업이익은 4.1% 감소했다.
에어부산은 1분기 영업이익이 55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동기(173억원)보다 약 68% 급감하는 부진을 보였다.
항공업계의 대표적인 비수기 시즌인 2분기까진 현재 실적에서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부턴 성수기, 신규 노선에 따른 항공여객 수요 상승 및 유가 안정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FSC는 본격적으로 비수익 노선과 일등석을 대거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끝내고 효율적인 경영전략을 내세우면서 실적 개선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다만 대한항공은 안정적으로 경영환경을 개선,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작업을 탈 없이 잘 끝 맺는다는 전제 조건이 성립해야만 한다.
LCC 또한 최근 정부로부터 배분받은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노선들을 하반기부터 본격 취항을 시작하면서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 자체가 유가와 환율 등 외부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2분기까지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환율이 상승하고 있어 외화 부채에 대한 부담도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하반기부턴 각 사 모두 수익성 제고를 위해 본격적으로 효율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성수기 시즌에 맞춰 인기노선 취항에 힘쓸 것이기에 실적은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