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양극화' 뚜렷···롯데·신라·신세계 점유율 87%
면세점 '양극화' 뚜렷···롯데·신라·신세계 점유율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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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사태로 유커 사라지고 다이궁 득세···송객수수료 경쟁에 중소·중견 사업자 시름
지난 1분기 매출 기준 면세시장 점유율은 롯데가 37.8%, 신라가 31.1%, 신세계가 17.9%로 사실상 3강 독점체제다.(사진=각 사)
지난 1분기 매출 기준 면세시장 점유율은 롯데가 37.8%, 신라가 31.1%, 신세계가 17.9%로 사실상 3강 독점체제다.(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면세점 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국내 면세 사업은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발길이 끊기면서 타격을 받았다. 사드 사태 이후엔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면세점을 제외한 중소 면세점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0.0% 늘어난 1조396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29.8% 치솟은 106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매출액 1조2262억원, 영업이익 822억원으로 지난해와 견줘 각각 20.8%, 72.7% 늘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임대료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46.6% 줄어든 126억원이었지만, 매출액은 107.2% 늘어난 703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7월 높은 임대료 문제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3(주류·담배) 구역을 제외한 DF1(향수·화장품)‧DF5(패션잡화)‧DF8(탑승동 전품목)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롯데가 철수한 매장 중 두 곳(DF1‧DF5)의 새로운 사업자로 신세계가 선정됐다. 당시 신세계는 2개 구역 면세점 입찰에서 연간 3370억원의 임대료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두 매장을 확보한 덕분에 올 1분기 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두 배 넘게 늘었지만, 비싼 임대료 탓에 수익은 반으로 줄었다. 

현재 전국 면세점은 총 26곳이다. 서울에 있는 대기업 시내면세점만 1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빅3'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 87%가량(롯데 37.8%, 신라 31.1%, 신세계 17.9%)이 빅3 몫이다. 나머지는 적자가 쌓이면서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1분기 236억원 적자를 냈다. SM면세점의 영업손실은 14억원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로 철수 선언한 상태다. 두타면세점과 동화면세점 역시 최근 3년간 각각 600억원, 400억원의 누적 손실을 안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유커가 줄자 매출을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에 의존하게 되면서 송객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관세청 조사 결과, 2015년 5630억원이던 송객 수수료는 지난해 1조3181억원까지 늘어났다. 게다가 다이궁은 대형 면세점을 선호한다. 

국내 면세점 매출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무려 73%다. 그밖에 외국인 매출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내국인은 20% 수준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기획재정부는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추가로 5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는 충남에 1개를 추가했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브랜드가 많은 대기업 면세점으로 다이궁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신규 특허를 늘리는 것은 시장 과당 경쟁을 오히려 더 부추기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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