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기업들, '中화웨이 죽이기' 동참…스마트폰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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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어 인텔·퀄컴 등 부품공급 중단…세계 반도체업계 '파장'
(사진=화웨이)
(사진=화웨이)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IT) 기업인 구글에 이어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을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로, 미국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미·중 간 무역을 둘러싼 긴장감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들이 자사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주요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구글도 화웨이에 하드웨어와 일부 소프트웨어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조치로 중국 밖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에 대한 접근을 상실할 수 있으며, 화웨이의 차기 스마트폰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G메일, 유튜브 등과 같은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상실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화웨이가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려있는 '오픈소스'를 통해 제공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에 대한 접근은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존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대체로 현재와 같은 기능을 계속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부 인공지능 및 사진 관련 구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 측은 "우리는 정부의 행정명령을 준수하고 있고 그 의미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구글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이용하고 업데이트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구글 측은 또 "정부의 행정명령을 준수하면서도 기존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구글 플레이'나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로부터의 보안 등과 같은 서비스는 계속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WSJ과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온은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일부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WSJ은 "퀄컴도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칩 인도를 중단했으며, 일부 임직원들에 화웨이 측과 접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 중국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서 부품 구매 등을 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정부로부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2위 스마트폰 판매업체. 따라서 5G(5세대 이동통신) 선두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핵심 부품공급 차단은 마이크론과 같은 미국 반도체업체들의 사업에 타격이 될 뿐 아니라 전 세계 5G망 구축도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IT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텔은 화웨이에 서버 칩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이며 퀄컴은 화웨이에 스마트폰 모뎀과 프로세서를 공급한다. 자일링스는 통신망용 프로그래밍 가능 칩을, 브로드컴은 통신망용 기계에 핵심 부품인 스위칭 칩을 각각 화웨이에 판매한다.

라이언 쿤츠 로즌블랫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제품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 핵심 부품공급 없이는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며 미국의 거래 금지가 "중국에 5G망 구축을 늦출 수 있고 이는 많은 글로벌 부품공급업체들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한편 미국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의 입지를 좁혀 화웨이의 급성장 사업인 모바일 부문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론 화웨이는 지난해 중반부터 준비작업을 진행해 최소 3개월간 쓸 수 있는 핵심 부품 재고를 확보해뒀을 뿐 아니라 자체 칩 설계와 독자적인 OS 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추가 관세부과로 중국과 무역 갈등을 키우는 와중에 대이란 제재 위반을 이유로 화웨이 수사를 강화했으며 동맹국들을 상대로도 화웨이 5G에 대한 보이콧 운동을 펼쳐 왔다. 미·중 갈등은 무역 문제를 넘어 5G를 중심으로 한 핵심 기술을 놓고 양국이 벌이는 패권 전쟁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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