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청산가치 한참 밑도는 한전···주가 호전 가능성 있나?
[초점] 청산가치 한참 밑도는 한전···주가 호전 가능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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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만이 답이라는데도···소액주주 분노에 '묵묵부답'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국전력 등 전력공기업 국정감사에서 김종갑 한전 사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1분기 어닝쇼크 이상의 쇼크를 보여준 한국전력의 실적에 분노한 소액주주들이 항의 집회에 나설 태세다.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비용이 높아지며 수익구조가 악화됐지만, 당장 소액주주들에게 해 줄 대답은 마땅히 없다. 

전기료 인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회사로서는 경제에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정부의 정책에 맞서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전기료 인상 없이 한전이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전기요금인상만이 답(미래에셋대우증권)", △"이익은 개선되나 배당은 어려움(하나금융투자)", △"실적쇼크, 그러나 2분기가 바닥(하이투자증권)".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요 증권사들이 한전에 대한 분석을 내놓으며 붙인 제목들이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의 분석은 한국전력의 수익성에 대해 짙은 우려를 포함하고 있다. 장단기 원가 압력이 지속되면서 PBR 0.26배의 현재 주가임에도 지금 매수를 할 시점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적자의 가장 큰 이유로 원자력·석탄 대신 값비싼 가스 및 신재생에너지를 썼기 때문이지만, 올해 내내 이와 같은 원가 압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서에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 이유로는 △원전가동률이 하락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입비용이 올해 2조원대에 육박할 것 등을 들고 있다. 현재의 사업구조가 이어질 경우, 한전의 연간 2천억~3천억 수준이던 REC가 올해는 10배 가까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산업통상부를 비롯한 정부의 입장은 한전의 1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 "다양한 요인이 실적에 영향를 미칠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 전기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 단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연간으로 한전의 영업적자는 2조9590억원, 당기순손실은 3조357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전망했다. 

◆ 증권업계 "청산 가치 4분의1 수준 지속 우려"

한전 실적 전망치 (자료=미래에셋증권)
한전 실적 전망치 (자료=미래에셋증권)

한전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6. 현재 주가가 청산가치의 '4분의1' 수준에 그친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한전의 올해말 예상 순자산(자기자본)과 비교해 추산할 경우, 연말 역시 현재 주가에서 크게 달라지긴 어려워 보인다. 

에너지원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으로 3조3천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미래에셋증권은 한전의 연말 자기자본이익률[(당기순이익/자기자본) 곱하기 100]을 -4.8 수준으로 봤다. 

이를 적용하면 한전의 연말 자기자본(부채 등을 뺀 순자산)은 67조원으로, 지난해보다는 4조원이 줄게 된다. 연말 한전의 자기자본은 지난 2015년과 비슷한 규모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전의 주당 순자산(연말 순자산/발행주식수)는 10만4천원선이 되면서, 이를 현재의 주가순자산비율 (PBR)을 적용해 주가를 추산하면, 대략 2만7천원선이 나온다.

물론 주가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다양하기 때문에 한전의 연말 손실 규모에 대한 증권사의 예상치만을 기반으로 추산한 '예상 주가'일 뿐일 수 있다.  

그러나 연말까지 기다려도 상승은 커녕 "청산가치에도 한참 못미치는 현재 주가 수준만 유지해도 예상치에 부합되는 수준"이라는 현실에 소액주주들의 분노가 높아졌다.  한전의 현재의 사업구조로는 이를 잠재울 방안이 딱히 없어 보인다는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이 소액주주들에게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시장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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