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중견기업 채용박람회 가보니···고졸 취업 현실 '싸늘'
[현장클릭] 중견기업 채용박람회 가보니···고졸 취업 현실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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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중심 취업 진행···신입보다 '경력직' 선호 뚜렷
청년구직자들과 취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윤은식 기자)
청년구직자들과 취업을 준비중인 고등학생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윤은식 기자)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고졸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 고졸 채용하는 곳이 생각보다 적어요. 그래도 채용 상담은 잘해줘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갈 수 있어 좋았고 앞으로 고졸 채용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13일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 드림 페스티벌'에서 취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이 모양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서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채용 게시판과 구직 상담 부스, 가상면접체험관 앞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취업 정보들을 꼼꼼하게 챙겼다.

이 모양은 "행사장에서 많은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전체적으로 만족한다"면서도 "학급의 대부분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고졸을 채용하는 기업이 많이 적었다"며 아쉬워했다.

직업 심리검사를 진행한 고용노동부 강남지청 관계자는 "취업을 준비 중인 고등학생들의 방문이 많아 행사 시작 5시간 만에 적성검사를 마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둔 고등학생들의 기대와는 달리 참가 기업들은 대졸 이상 고학력 중심의 입사 상담과 면접을 진행했다. 대부분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군 중심으로 채용박람회가 진행된 탓이다. 고졸 채용을 한다 해도 대부분 영업직이나 생산·제조 등 단순 업무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만난 중견기업 인사 관계자들도 고졸 학력보다는 대졸 이상의 학력을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의류기업인 E사 관계자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군에는 아무래도 해당 분야를 전공한 대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구직자를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고졸 채용은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은 직종을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최근 우수 고졸인재들의 사회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했지만 고졸 취업자들의 취업 현실은 바늘구멍에 낙타 통과하기다.

청년구직자들이 면접 컨설팅과 VR 면접을 체험하고 있다.(사진=윤은식 기자)
청년구직자들이 면접 컨설팅과 VR 면접을 체험하고 있다.(사진=윤은식 기자)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취업현실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을 중심으로 채용하려는 성향의 기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조기업인 B사 관계자는 "이 행사는 신입위주 박람회다 보니 경력사원을 뽑고 싶어도 뽑지 못하고 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적임자가 있을지 부스에 나와 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말했다.

면접에서 통과해도 100% 채용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대부분 행사를 통해 면접을 진행하고 적임자가 있으면 서류전형은 거르고 다시 면접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채용을 결정한다고 제약기업인 J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J사 관계자는 "행사에서 면접을 통과한다고해서 바로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면접자 중 적임자를 선별해 회사 공개채용때 서류전형은 패스하고 면접을 진행해 채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중견기업 일자리드림페스티벌'은 우수한 중견기업에 인재 채용의 장을 제공하고 청년 구직자에게 좋은 일자리를 소개하기 위한 일자리 박람회다.

참가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3436억원이다. 평균초임은 대졸 기준으로 3500만원 이상이다. 온라인을 통해 사전 매칭된 기업과 구직자가 현장에서 심층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89개 중견기업이 참여했고 이날 하루 4000명 이상 청년구직자(고등학교 졸업예정자 포함)가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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