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전일의 급락세를 지속, 장중 2050선으로 밀렸다. 세계 1~2위 경제 대국 미국과 중국의 '강대강'(强對强) 대치가 점입가경으로 접어들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하는 형국이다.
14일 오전 9시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9.43p(0.93%) 내린 2059.58을 나타내고 있다. 전장보다 18.77p(0.90%) 내린 2060.24에 출발한 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에 장중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내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 10일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장기화 조짐에 중국의 대미 제품 관세율 인상,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투심 악화 등은 오늘도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13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0% 안팎 상승하면서 20선을 넘어섰다.
앞서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 등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격화로 폭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투매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장중 한때 700p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13일(이하 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7.38p(2.38%) 급락한 2만5324.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9.53p(2.41%)떨어진 2811.87에, 나스닥 지수는 269.92p(3.41%)폭락한 7647.02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은 지난 1월 3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럽증시도 휘청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52% 하락한 1만1876.65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22% 내린 5262.5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지수는 1.2% 떨어진 3,320.78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7,163.68로 0.55%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내림세다. 중국상해종합지수가 35.498p(1.21%) 하락하고 있고, 대만가권지수(-1.44%), 일본 니케이225지수(-1.79%), 인도네시아 IDX종합지수(-1.19%) 등도 동반 약세다.
투자주체별로는 7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선 개인이 272억원, 외국인이 204억원어치 내다 팔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기관은 489억원어치 순매수 중이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이며 222억81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대다수가 하락 중이다. 기계(-1.42%)를 비롯, 보험(-1.27%), 의료정밀(-1.18%), 전기전자(-1.05%), 전기가스업(-1.09%), 섬유의복(-0.84%), 철강금속(-0.81%), 음식료업(-0.73%), 금융업(-0.67%), 증권(-0.68%), 서비스업(-0.60%), 제조업(-0.61%), 화학(-0.51%), 건설업(-0.52%), 통신업(-0.58%) 등 대부분 업종이 내리고 있다. 의약품(1.23%)은 유알하게 강세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하다. 대장주 삼성전자(-1.17%)와 SK하이닉스(-1.22%), LG화학(-0.60%), 신한지주(-0.33%), SK텔레콤(-0.39%), 현대모비스(-0.47%), POSCO(-1.05%) 등이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셀트리온(0.31%)는 오름세고, 현대차는 보합 흐름이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698곳)이 상승 종목(133곳)을 압도하고 있고, 변동 없는 종목은 44곳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9.63p(1.36%) 내린 699.17.70을 가리키며 엿새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수는 전날보다 9.94p(1.40%) 내린 698.86에 출발한 뒤 장중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