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트럼프 vs 시진핑, G2 '치킨게임'···'G20'에 쏠린 눈
[초점] 트럼프 vs 시진핑, G2 '치킨게임'···'G20'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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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만났을 때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만났을 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기대를 모았던 미중무역 갈등의 극적 타결은 빗나갔다. 미국이 지난 10일부터 2000억달러(약 23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높인데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60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25%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G2는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세계 금융시장의 패닉도 상당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나스닥, S&P500 등 미 증시 3대지수는 중국의 보복관세 발표후 현지시간 13일 일제 폭락했다. 나스닥은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제 금융시장의 눈은 다음달 일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에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관세 맞대응 발표 이후 시진핑 주석을 만날 것이라는 언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함무라비식 대응'으로 맞설 수 밖에 없는 중국

더이상의 양보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압박감이 중국의 맞대응을 불러온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13억 인구의 중국으로서는 내수경기만으로는 인민을 먹여 살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진전시켜야 할 필요성이 높다. 그럼에도 이미 정치적 리더로서 등소평과 같은 입지를 굳힌 시진핑으로서는 더 이상의 양보로 마치 미국에 끌려가는 모습을 비춰지게 된다. 이로인해 '눈에는 눈'이라는 함무라비식 대응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함께 그간의 미중 무역갈등에도 불구하고 1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6.4%에 달할만큼 비교적 건실한 경제 체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시진핑 주석의 협상력을 높여줬다.

협상의 시점면에서도 미국 대선 이후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금융시장은 짐작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된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서는 미국 대선 이후 무역협상 타결을 다시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쁠게 없다는 판단했을 수 있다.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아지게 될 경우 미중무역 협상에 있어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추가로 꺼낼수 있는 카드는?

관세 부과 맞대응에 이어 중국이 미국을 더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는 '차이나머니' 회수, 미국내 부동산 매도 등이 거론된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매체들도 이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 재무부와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1조1천230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중이다. 이는 상환되지 않은 미 국채 22조 달러 가운데 상당한 비중이다. 중국 다음으로 미 국채 보유량이 많은 일본(1억420억달러)와 비교해도 10배에 가까운 보유량이다. 

중국이 미 국채 시장에서 떠나거나 비중을 줄일 경우 국채 발행 의존도가 높은 미국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는 '핵 옵션'으로 꼽힐 만큼 강력한 보복 수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의 미 국채 매도는 미국 국채 금리를 급등시켜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자본 조달 비용을 높이고, 결국에는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 경제를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도 타격을 주게 되고, 결국 지지도 하락의 요인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보다더 정밀한' 보복을 해야 한다는 중국 관영 매체들의 주장과도 맥락이 같다.  

중국의 추가 카드에 대해 가장 긴장하는 곳은 연준이다. 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로젠그렌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보스턴 지역 라디오 방송국 WBUR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종류의 협상이 진행되는지 기다리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단지 몇 주간 지속한다면 전혀 지장을 주지 않겠지만 관세가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상황이 되기 시작한다면 무역 패턴에 지장을 주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국이 초강수를 두며 맞대결 하는 시점에서 연준이 나서서 미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먼저 꺼내기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놓은 지적이다. 

◆'G20'에 쏠리는 금융시장

미중의 무역충돌이 격화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다음 달 일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맞대응 직후 트럼트 대통령은 추가적인 맞대응보다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선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시진핑 주석에 대해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아마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이고, 그것은 아마 매우 결실 있는(fruitful) 회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고율 관세를 부과한 기존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이외 나머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의 맞대응 카드인 600억달러 미국산 제품에 대한 5~25%의 보복관세 부과 이전 협상 여지는 남겨뒀다. 

미중 무역협상에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극적인 타결을 하는 것이 꼽힌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이같은 최상의 시나리오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 않다. 둘 중 누군가는 양보를 한 상태로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중무역의 확실한 타결점 없이 갈등을 봉합하는 수준이 긴 싸움의 마무리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 어느 쪽도 무역전쟁에 대한 출구전략은 없을 것”이라며 "최소한 2020년 대선 직전까지 무역전쟁을 끌고 가다 막판 대타협을 통해 ‘승리’를 선포할 것”이라고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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