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1분기 순익 3.8조 '6천억↓'···이자익 10조 '사상최대'
국내은행, 1분기 순익 3.8조 '6천억↓'···이자익 10조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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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등 투자손실···예대마진 감소에도 '몸집불리기' 효과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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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국내은행들이 올 들어 3개월 간 이자이익만 10조1000억원을 벌어들였다. 1분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이다. 금융당국의 눈총에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잔액의 금리차)가 축소되고, 순이자마진율(NIM)이 하락했지만 대출자산 몸집을 차근차근 불려 이를 상쇄한 덕분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자회사투자지분 손실 등 일시적 요인이 발목을 잡으면서 전체 당기순이익은 1년전에 비해 6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내놓은 '2019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0억1000억원으로 전년동기(9조7000억원)와 비교해 4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최대다. 분기가 지날수록 이자이익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은행이 거둬들일 이자이익은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인 40조3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앞선 2016년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34조4000억원, 2017년에는 37조3000억원이었다. 

대출 확대를 위한 과당경쟁과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예대금리차가 좁혀지면서 NIM이 악화했지만 대출자산 규모가 그만큼 커진 것이 전체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02%로 작년 1분기보다 0.04%p, 전분기보다 0.02%p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NIM은 1.62%로 0.03%p, 0.07%p 내렸다.  

반면 평잔기준 이자수익자산은 올해 1분기 2225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조2000억원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전체 대출규모가 워낙 커진 탓에 예대금리차 축소, NIM 하락에도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3개월 간 10조원 넘게 벌었지만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6000억원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자회사투자지분 손실이 반영된 데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비이자이익이 제자리 걸음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227억원 줄어든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등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매매·평가이익으로 유가증권 관련이익만 5000억원 증가했을 뿐, 그외 부문에서는 모조리 마이너스(-)가 났다. 자회사 등 투자지분 관련 이익 감소 등으로 영업외손익은 40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8000억원 줄며 적자 전환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소폭 줄어든 가운데, 전년도 영업실적 개선 등으로 자산·자본이 증가하면서 주요 경영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0%,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65%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0.13%p, 1.83%p 하락한 수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결국 이번 금감원의 조사는 국내은행들이 총이익의 90%가량을 대출이자로 벌어들일 정도로 이자수입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며, 수익창출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다시 증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보다 이자장사 등 손쉬운 돈벌이에만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이 다시 나오는 대목이다. 

표=금융감독원
표=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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