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文대통령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 버려야"
[전문] 文대통령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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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靑수보회의 주재…외교안보 여야 초당적 협력 주문
“세상 크게 변하고 있지만 정치권 과거에 머물러 안타깝다”
“막말로 혐오를 부추기는 국민분열 정치 희망 주지 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 영상을 직원들에게 생중계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 영상을 직원들에게 생중계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치권을 작심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를 버려야 한다"면서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부터 시작해 모든 공직자들이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과 열정을 지켜나가야 한다"며 "가장 높은 곳에 국민이 있고, 평가자도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이 대통령임을 명심하고 오직 국민을 바라볼 것"이라며 "또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질 것을 새롭게 다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 수보회의 모두발언 전문]

촛불혁명에 의해 국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로서 2년이 지났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무너진 나라의 모습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것은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70년, 세계가 경탄하고 부러워하는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했습니다. 모두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위대한 성취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성취는 아직은 구멍이 뚫린 데가 많습니다.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낡은 질서 속의 익숙함과 단호히 결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가면 고도성장할 수 있었던 추격형 경제의 익숙함을 버리지 않고는 저성장의 덫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다수의 희생 위에 소수에게 기회와 혜택을 집중했던 특권경제의 익숙함을 깨뜨리지 않고는 불평등의 늪을 헤쳐 나올 수 없습니다. 반칙과 특권, 편법과 탈법이 당연시되어온 불공정의 익숙함을 바로잡지 않고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대립하고 반목하는 대결구도의 익숙함을 그대로 두고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오지 않습니다. 변화는 이미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지난 2년 변화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을 재설계하며 대전환을 추진했습니다. 과거의 낡은 패러다임과 결별하고 새로운 사람 중심 경제로 바꿔왔습니다. 역동성과 포용성을 두 축으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도전에 맞서 제조업 혁신과 신산업 육성, 규제혁신 등을 통한 신성장 동력 창출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양극화 심화와 저출산 고령화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공존과 상생의 포용국가를 제시하고 기초생활 보장을 넘어 기본생활 보장으로 정책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면서 아이에 대한 투자와 어르신 지원, 치매국가책임제와 병원비 걱정 없는 사회 등 우리 사회의 포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습니다. 재난과 재해에 대한 예방과 신속한 대응 체계등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새롭게 하였습니다.

전쟁위험이 상존하는 한반도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담대한 길을 걸었습니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서 일관되게 평화의 원칙을 지키고 인내하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주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한반도 평화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습니다. 70년 냉전 질서를 깨뜨리는 쉽지 않은 일이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는 꿈이 아닌 현실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3년도 지난 2년의 도전과 변화 위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과정을 헤쳐 오며 대 전환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제는 그 기반 위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평화가 더욱 확고하게 정착된 나라, 일을 하고 꿈을 펼칠 기회가 보장되며, 노력한만큼 정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나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로 나아갈 것입니다. 혁신적 포용국가와 신반도 체제를 통해 국민이 성장하는 시대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세로 다시금 각오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공직자들이 열심히 잘해주었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큰 틀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하지만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입니다.

이제는 정책이 국민의 삶 속으로 녹아들어가 내 삶이 나아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주기 바랍니다. 국회와 소통을 강화하여 입법과 예산의 뒷받침을 받는 노력과 함께 정부 스스로 보다 더 적극적인 행동으로 정책 효과가 신속하게 나타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정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로 이어질수 있도록 정책의 수혜자들이나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대화와 소통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국민 눈높이에서 정책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청와대부터 시작하여 모든 공직자들이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과 열정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가장 높은 곳에 국민이 있습니다. 평가자도 국민입니다. 국민이 대통령임을 명심하고 오직 국민을 바라보며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질 것을 새롭게 다짐해주길 바랍니다.

특별히 정치권에도 당부드립니다. 세상은 크게 변화고 있지만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습니다.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려야 합니다.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이상, 민족의 염원, 국민의 희망을 실현하는데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평화가 정착되고 한반도 신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번영의 한반도는 우리 모두의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향해 정치권이 한 배를 타고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습니다.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합니다.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뿐입니다. 험한 말의 경쟁이기보다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가 이뤄지길 바라고 기대합니다.

국민들께 앞으로 3년을 다짐하며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민들께서 삶이 팍팍하고 고달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삶에 더욱 가까이 가겠습니다. 더 많은 희망을 주고 더 밝은 미래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언제나 그랬듯이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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