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3호' KB證, 시장 경쟁 주력···후발주자 향방은?
'발행어음 3호' KB證, 시장 경쟁 주력···후발주자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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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사업 개시할 듯···8.7兆 규모 자금 조달 가능
"미래·삼성, 이슈 '현재 진행형'···당분간 인가 요원"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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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KB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 인가 승인을 받으면서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과의 '3강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KB증권으로서는 빠른 시일 내 발행어음 사업자로 나서,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두 곳과의 경쟁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KB증권의 뒤를 이을 차기 주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전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승인을 받았다. 지난 2016년 말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뒤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지 1년10개월여 만이다. 오는 15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의 최종 의결이 남았지만, 번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사실상 시장에 진출한 것과 진배없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KB증권이 이달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확정지은 후 내달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2017년11월)과 NH투자증권(2018년7월)도 당국으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은 후 한 달여 만에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한 바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나 종합금융회사가 회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판매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4조3771억원인 KB증권은 이론적으로 한 해 최대 8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시장에서 끌어올 수 있다.

KB증권은 올해 말까지 1조8000억원가량의 어음을 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업금융과 벤처투자 등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을 영위하는 증권사는 조달 자금의 절반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 KB증권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채권발행시장(DCM) 선두를 수성하는 등 기업금융 시장에서 축적했던 노하우를 한껏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하기 전부터 이미 인력·인프라 등 사업에 필요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면서 "아직 금융위 의결이 남아 있어 구체적 계획은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최종 결정이 나면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발행어음 3호 사업자 등장이 가시화하면서, 후발주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2017년11월 당국으로부터 초대형IB로 지정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저마다의 결격 사유로 인가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 심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삼성증권의 경우,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일정이 남아있는 데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를 일으키면서 오는 2021년 1월 말까지 신규 사업 진출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일각에선 KB증권의 발행어음 시장 진입으로 후발주자에 대한 추가 인가에도 진전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나오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남은 초대형IB가 갖고 있는 이슈들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시장에서 KB증권까지는 충분히 인가가 가능하리라는 예상이 있어 왔다"면서 "다만 KB증권과 나머지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인가는 상호독립적인,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로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가 3곳으로 늘어난 만큼, 금융당국은 향후 (추가 인가)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비(非)초대형IB인 신한금융투자가 차기 발행어음 사업자로 떠오른다. 자기자본 3조3300억원 수준인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중으로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서, 연내 초대형IB로 도약, 발행어음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유상증자를 통해 연내 초대형IB로 진출한다면 발행어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당국의 빠른 심사가 이뤄진다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등 기존 초대형IB를 제치고 발행어음 사업자 타이틀을 먼저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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