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 초대형IB '잰걸음'···유상증자 '관건'
신한금투, 초대형IB '잰걸음'···유상증자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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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사옥(사진=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사옥(사진=신한금융투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국내 여섯 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 연내 초대형IB로 도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9일, 신한금융투자는10일 각각 이사회를 연다. 이사회에서 상정되는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한금투의 유상증자 안건이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사회 승인을 받을 경우, 신한지주는 100% 자회사인 신한금투에 7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주에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을 마쳤고, 9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금투 증자 참여 여부와 관련해선 "이사회가 열린 후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도 부인하지 않았다. 

자회사인 신한금투는 신한금융지주의 9일 이사회 결과에 따라 자사의 증자 일정에도 변수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이사회 개최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다만 100% 자회사인 만큼 지주의 이사회가 개최되고 결정된 내용이 신한금융투자에서 이사회를 열어야 할만한 사항이면 빠르게 이사회가 개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신한금투가 연내 초대형IB 진출을 천명한 만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투의 현재 자기자본은 3조3726억원 수준으로, 7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이뤄져야 초대형IB 요건인 4조원을 충족할 수 있다.

신한금투가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서면 6번째 초대형IB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초대형IB로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곳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초대형 IB 도약은 사실상 시간 문제다. 김병철 신한금투 사장도 초대형IB 진출을 긍정적으로 피력한 만큼 이사회에서의 유상증자 결의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앞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지난 3월 가진 취임간담회에서 "발행어음은 시장에 자본을 공급하는 것과 자산관리의 수단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면서 "증권사는 중개 기능뿐 아니라 투자와 모험자본 공급 역할이 결부돼 함께 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초대형 IB로 가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말한 바 있다.

초대형 IB를 위한 자본 확충을 묻는 질문에서도 "신한금융지주도 긍정적인 스탠스(입장)를 갖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기 곤란하지만, 올해 안으로 초대형IB 인가가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한금융투자가 6번째 초대형IB가 되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진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IB의 핵심사업인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최대 두 배까지 어음을 발행,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금융, 벤처투자 등 업무를 할 수 있다. 

현재 초대형IB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두 곳만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를 일으킨 삼성증권은 오는 2021년 1월 말까지 신규 사업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유력 후발주자로 점쳐져온 KB증권은 금융감독원의 올해 첫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인가에 더욱 부담스러운 처지가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유상증자를 통해 연내 초대형IB로 진출한다면 발행어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당국의 빠른 심사가 이뤄진다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등 기존 초대형IB를 제치고 발행어음 사업자 타이틀을 먼저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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