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상수지 112.5억달러 '불황형 흑자'···4월, 흑자행진 멈추나
1분기 경상수지 112.5억달러 '불황형 흑자'···4월, 흑자행진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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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억달러 흑자...2012년 2분기 이후 최소
3월 경상수지 48.2억달러 83개월 흑자행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112억5000만달러 흑자를 내며 6년 9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 부진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20분기 만에 최저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 현상이 뚜렷했다. 

상품수지 악화가 계속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의 예상처럼 지난달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 이는 지난 2012년 4월 이후 7년 만이다. 

◆경상수지 27분기 만에 최저···'불황형 흑자' =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112억5000만달러로, 2012년 2분기(109억4000만달러) 이후 27분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196억1000만달러에 그쳐 2014년 1분기(170억6000만달러) 이후 5년(20분기) 만에 최소 흑자를 낸 탓이다. 이는 수출이 137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 마이너스(-)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6년 3분기(-3.9%) 이후 2년 6개월(10분기) 만에 처음이다. 

세계교역량 둔화, 반도체 및 석유류 수출 감소, 대(對)중국 수출이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부진으로 기계 등 자본재 수입이 줄면서 수입은 117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수출과 마찬가지로 2016년 3분기(-1.5%)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를 유지했지만,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 양상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비스수지의 경우 76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기(93억1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폭이 축소됐다. 여행수지 적자가 35억7000만달러로 2016년 4분기(-23억9000만달러) 이후 9분기 만에 최소치를 나타냈다. 중국인, 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수는 증가한 반면, 출국자의 여행소비 금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운송수지도 9억달러 적자로 전년 동기(15억5000만달러 적자) 대비 개선됐다.  

이전소득수지는 17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기(28억8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폭이 감소했다. 2017년 2분기(16억3000만달러 적자) 이후 7분기 만에 최소 적자다. 이전소득지급이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52억4000만달러) 대비 감소한 41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분기에는 원화 절상으로 이전소득지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3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 2012년 5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를 낸 것이다. 지난 2월(36달러 흑자)보다는 규모가 확대됐지만 1년 전 같은달(51억달러)에 비해서는 흑자폭이 축소됐다.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94억1000만달러에서 10.0% 감소한 8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479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고, 수입은 394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 악화로 전년동월대비 흑자폭은 축소됐다”며 “수출은 세계교역량 둔화, 반도체 단가 하락, 대(對)중국 수출 감소세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여행 및 운송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 악화 등으로 전년 동월 22억6000만달러에서 23억4000달러로 확대됐다. 급료·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 적자 규모는 배당지급 감소 등으로 전년 동월 12억9000만달러에서 7억4000만달러로 축소됐다. 한은은 외국인 직접투자기업의 연말기준 결산배당 지급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 금융시장에서는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배당액 송금이 집중되는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작년 4월 경상수지 흑자가 13억6000만달러에 그쳐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당시 주식 배당금 유출액이 35억달러에 달했다"며 "이번 4월에는 지난해 사상 최대치의 기업이익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있을 예정이므로 그에 따른 자금 유출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하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보면 4월 중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소폭 적자 가능성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근 서비스수지가 여행 및 운송수지를 중심으로 적자폭이 축소된 가운데, 작년 4분기 이후 기업 실적 악화된데 따라 중간배당 및 분기배당이 이뤄진 상황이라 올해 3~4월 배당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경상수지가 단순히 한달 만 적자를 기록할 것인지 아니면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이다. 경상수지 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경상수지 적자 기조가 지속되던 국면에서 국내 경기 둔화 압력이 확대되는 동시에 금융시장의 조정압력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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