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공장바닥에 분식회계 자료 묻어"···검찰 압수수색
"삼성바이오, 공장바닥에 분식회계 자료 묻어"···검찰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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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자료를 바닥에 묻어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7일 삼성바이오 공장을 수색한 끝에 회사 공용서버 등을 찾아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 내부에서도 분식회계 의혹의 단서를 감추려 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증거인멸을 지시한 '윗선'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을 압수수색해 삼성바이오 공용서버와 직원들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5일 체포한 보안담당 직원 A씨 등 삼성바이오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장 마루 바닥을 뜯어 자료들을 묻은 뒤 다시 덮는 공사를 해 증거들을 숨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증거물들이 묻힌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뒤 이날 오후 송도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마루 바닥을 뜯고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등 은닉된 자료를 압수했다. 이날 확보한 삼성바이오 공용서버에 2012년 에피스 설립 이후 회계처리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자회사 에피스는 물론 미래전략실 같은 그룹 수뇌부와 의사소통한 흔적이 나올 경우 분식회계가 그룹 차원에서 결정됐음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검찰은 A씨가 실무선에서 증거인멸을 주도했다고 판단해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A씨가 윗선 지시 없이 회사 서버를 숨기기는 어렵다고 보고 그룹 차원의 인멸 지시 정황을 함께 살피고 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둘러싼 조직적 증거은닉은 자회사 에피스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에피스 직원 B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B씨는 지난해 5∼6월께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자신의 집에 숨겨놓고 있다가 발각됐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에피스 임직원 2명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구속된 에피스 상무(경영지원실장)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는 삼성바이오에 대한 금융감독원 특별감리와 이후 검찰 수사에 대비해 관련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가운데 문제가 될 만한 기록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직원 수십 명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합병',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같은 증거인멸에 옛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임원들이 직접 관여한 정황을 잡고 지시가 어떤 경로로 내려갔는지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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