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국민주' 1년···삼성전자, 몸집 줄고 주가 내리고
'황제주→국민주' 1년···삼성전자, 몸집 줄고 주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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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후 1년간 주가 14.5%↓···거래규모도 되레 '뒷걸음'
업황 둔화·실적 악화 우려 '발목'···"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삼성전자가 '50대1' 비율로 액면분할을 단행, '황제주'로의 종언을 고하고 '국민주'로 탈바꿈한 지 1년이 됐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뒤로하고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 분할 기준 가격 탈환도 요원한 상황이다. 업황 부진에 따른 저조한 실적이 성장판을 닫는 모습인데, 1분기 '어닝쇼크'까지 받아들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한 형국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00원(1.31%) 떨어진 4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만원선 중반까지 밀렸던 올해 초 이후 큰 폭 반등했지만, 액면분할 뒤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5월4일 기준가(5만3000원)와 비교해선 14.5% 하락했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만 46조원에 달한다. 

액면분할 후 1년간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네이버)
액면분할 후 1년간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네이버)

삼성전자는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등으로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주당 가격을 낮춰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수급이 개선돼 주가가 오를 것이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무색하게 주가는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특히 액면분할 전 260만원선이던 주가가 분할 이후 5만원대로 저렴해지자 삼성전자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소액 개인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액분 후 1년간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규모만 1조2400억원에 달한다.

또 당초 예상과 달리 거래규모도 되레 뒷걸음했다.

액면분할 후 거래 재개일인 지난해 5월4일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2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액분 이전 1년간 거래대금인 6188억원보다 17.7% 감소한 수준이다. 

일평균 거래량은 약 25만주에서 1161만주로 급증했지만, 가격은 그대로이고 주식 수만 50배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되레 줄어든 셈이다. 주가가 부진하면서 거래침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그간 삼성전자의 성장판을 지지했던 반도체 슈퍼호황이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꺾이고, 이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주가 상승 동력을 차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액면분할은 일반적으로 유통주식 수 확대를 통한 주가 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기에 그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액면분할로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이 용이해지고, 유동성이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반짝' 효과는 누릴 수 있겠지만, 업황이나 기업 펀더멘털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액분을 단행한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이내 차갑게 식은 것과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8.71% 감소한 10조8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6조2333억원으로 10분기 만에 최저치를 냈다. D램과 디스플레이 패널사업 중심의 수요 약세와 판가 하락 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업황·실적 부진에 지지부진한 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향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수요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하반기부터 전 사업부문에 걸쳐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의 시각을 올 2분기 실적 감소가 아닌, 이후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2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턴어라운드 △중장기적인 파운드리 사업 강화 △OLED 패널의 전방 수요 확대 △OLED TV 시장 진출 등 주가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만한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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