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규제 '유명무실'···국토부 '사후측정안' 마련키로
층간소음 규제 '유명무실'···국토부 '사후측정안' 마련키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방서 무시·사후평가 엉망···층간소음 저감제 운영 총체적 부실
국토부, 시공 단계별 관리 강화·관련 제품 인증 취소 등 시정 나서
장주흠 감사원 국토해양감사국 제2과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브리핑실에서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 발표에 앞서 제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주흠 감사원 국토해양감사국 제2과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브리핑실에서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 발표에 앞서 제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이웃 간 분쟁과 갈등을 야기하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토교통부 등이 운영 중인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가 총체적인 부실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체들은 완충재 품질 성적서를 조작해 성능인정서를 발급받는가 하면 시공절차를 어겨 견본세대에서 층간소음 차단 구조의 성능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본시공을 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아파트 층간소음의 실태와 원인을 밝히고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2018년 연간 감사계획'에 이번 감사를 반영했다.

이번 감사는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 국가기술표준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됐다.

감사원은 감사 기간 LH·SH가 시공한 22개 공공아파트 126세대와 민간회사가 시공한 6개 민간아파트 65세대 등 총 191세대의 층간소음을 측정했다. 

감사 결과 실제 시공된 바닥구조의 등급이 사전조사 때보다 낮게 나온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바닥구조의 사전 인증 과정에서는 도면과 다른 제품이 사용되는 등 조작이 의심되는 경우도 있었다.

감사 대상 세대 중 96%인 184세대는 사전 인증에서 1~3등급으로 인정받았으나 실측 등급은 2등급에서 등급 외까지로 측정됐다. 또 114세대는 최소 성능기준에도 못 미쳤다. 

특히 사전 인증 과정에서는 도면보다 두껍게 제작된 시험체를 이용해 사전 인증을 실시한 사례와 비공인 기관에서 인증한 완충재 품질성적서를 인정해준 사례 등이 적발됐다.

또 시공 과정에서 견본 세대의 방음 성능과 완충재의 품질 등을 확인한 후 본시공에 착공하도록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나, 감사 대상 세대 중 52%가 이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67%는 바닥구조의 마감 모르타르 강도, 슬래브 평탄도 등이 기준에 미달했다.

사후 평가에서도 공인측정기관이 최소 기준을 맞춰주기 위해 측정 위치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데이터를 조작해 성적서를 발급해 주는 등 위법·부당 행위가 있었다. 바닥구조 생산업체들이 인정시험 때와 다른 저품질의 완충재를 시공 현장에 납품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처럼 '층간소음 저감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관련 불량 제품을 무더기로 인증 취소하는 등 시정에 나섰다.

국토부는 우선 부정하게 발급된 인정서를 받은 8개 제품(바닥충격음 차단 바닥구조)의 인정을 취소했다. 이들 제품은 이번 감사 과정에서 도면과 다르게 시험체를 제작, 인정서를 받았거나 인정받은 내용과 다르게 판매·시공된 제품들이다.

인정 취소 제품이 이미 사용됐거나 시공 중인 LH 주택공사 12개 단지의 경우, 차단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LH를 통해 이달 말까지 입주자대표회의, 입주예정자에게 개별 통지하고 입주민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현재 인정이 유효한 모든 제품에 대해서도 공장 전수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품질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추가로 인정 취소하거나 인정서를 고쳐 발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인정서를 신청할 때 필요한 서류 중 하나인 '완충재 품질시험성적서'를 발급하는 모든 품질실험기관 8곳을 지난달 일제 점검·조사했다. 그 결과 적발된 품질시험성적서 거짓 발급 등 규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등 행정조치를 취하고, 자격없이 품질시험 성적서를 내준 비공인시험기관을 고발하기로 했다.

시공 단계별 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바닥구조를 시공할 때 점검사항(체크 리스트)을 성능인정서 인정 조건에 포함하고, 이에 대한 감리확인서까지 시공 완료 후 제출하도록 의무화된다.

이와 함께 성능인정서, 관계 법령과 시방서에 명기된 시공 절차·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등 부실이 적발된 공공주택에 대해서는 시공사·감리 등 관계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국가 연구·개발(R&D)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층간소음 차단 수준, 일반적 소음발생원인, 통상적 시공 편차, 사후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제도 도입 수준과 방법을 마련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