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땅 '그린란드'에서 '농사'?
얼음 땅 '그린란드'에서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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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초원으로'...바다표범 사냥대신 농사
관광객 급증, '틈새시장'으로 부각..."생태계 위기 가중" 비판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 빙하로 뒤덮인 땅 '그린(green)란드'에서 농사를 짓는다? 사실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지난 1일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 주민들의 삶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지구 온난화로 농어민들에겐 이처럼 호재가 되고 있지만 빙하를 터전으로 사는 이누이트족(에스키모)에겐 시련이 불어닥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린란드'는 이름과는 반대로 총 5만 6000여명이 살고 있는 북극에 근접한 덴마크의 자치령. 그런데, 온난화가 빙하로 뒤덮인 따을 푸릇한 초원으로 뒤바꿔 놓고 있는 것. 얼음 땅이어서 역설적으로 지어진 명칭 '그린란드'. 이제 그 이름의 본 뜻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린란드는 크기로만 보면 대륙에 가까운 큰 섬. 오세아니아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호주의 2/3 정도에 달하는 면적이다.

신문은 주민들은 최근 감자와 무 수확을 기다리고 있으며, 브로콜리 농사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북쪽 연안 일루리사트의 해산물 가공 공장 두 곳은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고, 수온상승으로 새우·넙치가 연안 빙하에서 많이 잡히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

그러나, 한편에선 바뀐 기후로 인해 삶의 터전이 위협받는 이들이 있다.
그린란드 중북부에서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누이트족.
이들은 그린란드 북쪽에서조차 빙하가 두 달 이상 유지되지 않자 생활터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한다. 언 바다를 이동할 때 요긴한 교통수단이었던 개썰매는 무용지물이 됐고, 바다표범 사냥, 얼음낚시도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고 한다.

2년 전엔 썰매 개들의 먹이인 바다표범 찌꺼기가 모자라 항공편으로 다른 먹이를 운송해 주기까지 했고, 수백 마리의 썰매 개들은 최근 외지 산악 벌판에 묶여서 생선 찌꺼기로 사육되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보다 앞서 지난달 24일 지구온난화로 인한 변화를 직접 목격하기 위해 극지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생태계에 기후관광이라는 새로운 틈새시장이 생기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신문은 유엔이 고위급회담을 개최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 항해가 가능해질 정도로 빙하가 줄어들면서, 북극을 찾는 관광객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난 1990년대 초 100만명에 불과했던 북극 방문자 수가 최근에는 150여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 섬인 스발바르의 경우, 크루즈 선박을 이용한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지난 5년 간 방문자 수가 8만명으로 33%나 증가했다며, 기후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지구온난화 관광상품을 파는 전문업체까지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방문자 수가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관광객들이 오히려 지구온난화와 북극지방 생태계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북극 등지를 방문하기 위해 이용하는 항공기와 철도, 크루즈 선박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

또, 이제까지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았던 북극지방에 방문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북극 섬에서 가뜩이나 희귀한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곰의 서식지까지 접근하고 있는 크루즈 선박으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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