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해외 진출', 구원 투수 될까
카드사 '해외 진출', 구원 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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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5곳, 1분기 순익 전년대비 6.4% 감소
해외시장 돌파구 찾지만···"장기적 안목 필요"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잠실롯데월드 내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지도. (사진=서울파이낸스)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잠실롯데월드 내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지도.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카드사들이 수수료인하 개편방안의 영향으로 순익 악화가 현실화 되자 그동안 공들여왔던 동남아 시장에서 본격 영업을 개시하고 있다. 하지만 잠재적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동남아 시장에서는 일부 카드사를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기 전이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 등 5개 신용카드사의 올 1·4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3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240억원으로 38.9% 줄었고, 하나카드도 182억원으로 28.4% 급감했다.

희망퇴직 등 비용절감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그나마 '선방'했다. 삼성카드의 올 1·4분기 순익은 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으며 KB국민카드는 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늘었다.

문제는 2분기부터 실적 감소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가 2월부터 적용돼 1월에는 기존 수수료율로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연 매출 500억원 이상 초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 인상 협상이 진행 중인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 악화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공들여 왔던 동남아 시장에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카드 베트남 현지법인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최근 국내 카드사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신용카드 2종을 출시하고 카드 사업을 개시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국내 은행이 동남아에 진출해 현지에서 은행업을 하면서 카드업을 부수적으로 하는 경우는 있지만, 카드사로서 본격적인 소비자금융을 하는 것은 롯데카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미얀마 등에 해외 자회사를 둔 신한카드도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 금융회사인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PVFC)' 인수를 승인받고 신용카드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해외 자회사를 둔 국내 카드사들의 성적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며 카드사 글로벌 진출이 당장의 카드사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주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카드사들의 공시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제외한 롯데·하나·신한BC·우리·KB카드 등 6개 전업계 카드사는 총 12개 해외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9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 BC카드만 적자폭을 줄였고 나머지 해외 자회사를 둔 카드사는 여전히 적자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동남아 시장의 잠재 성장률은 높다는 분석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사가 해외 금융회사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진입이 비교적 쉬운 캐피탈, 카드사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성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동남아 진출의 경우 최소 5년은 적자를 감안해야 한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가는 신용카드를 이제 막 사용하기 시작한 곳으로, 은행과 협업이든 단독 진출이든 가시적 성과가 나오려면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이상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줄었다. 사진은 신한카드 본사.(사진=서울파이낸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줄었다. 사진은 신한카드 본사.(사진=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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