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SK와 중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시노펙(SINOPEC)의 합작사 중한석화가 시노펙 산하 중국 정유기업을 인수한다. 아시아권 기업이 중국 정유공장 경영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중한석화가 시노펙 산하 우한분공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그에 필요한 인수자금 출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SK종합화학은 우한분공사 인수·합병을 위해 11억위안(한화 약 1898억원)을 현금 출자하고, 합작사인 시노펙은 우한분공사 자산 20억5000만위안(약 3526억원)을 현물 출자한다. 중한석화에 대한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의 지분 비율은 기존과 같이 35:65로 유지된다.
우한분공사의 총 인수가액은 토지자산 포함 128억4000만위안(약 2조2069억원)으로 양사 출자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외부 차입으로 충당한다. 자산 인수 작업은 올 하반기 중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이번 인수·합병은 SK의 공정 운영 및 'SHE(안전·보건·환경)' 관리 역량을 높이 평가한 시노펙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SK종합화학은 합작사인 중한석화를 통해 중국 내 정유설비를 간접 보유하게 됐다. 외국 기업이 중국 정유공장의 실질적 경영에 참여하는 건 아시아 기업 중 최초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울산CLX의 공정 운영 역량과 SHE 관리 역량을 중한석화 및 우한분공사에 이식해 정유-화학공장 간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우한분공사가 위치한 호북성을 비롯한 인근 4개성 모두 휘발유와 경유, 등유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석유제품 판매 역시 수익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한시 칭샨구에 위치한 시노펙 우한분공사는 지난 1977년 최초 가동한 지역 내 대표 정유공장으로 일일 17만 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3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알짜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두 차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설비를 교체했으며, 2020년까지 고도화 공정인 FCC 증설 및 설비 현대화 작업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우한분공사 인수·합병은 '연화일체(煉化一體)'를 구축하는 작업"이라면서 "중한석화의 경쟁력을 중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SK종합화학의 중국 내 마켓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